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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대형사보다 ‘개인기 플레이’ 미니회사서 능력발휘 유리

서울 여의도 증권가.(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22억 연봉킹 김연추 신화’가 화제가 되면서 그의 뒤를 이을 또 다른 샐러리맨의 전설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증권가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능력이 좋은 직원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보장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또 증권계는 은행·보험 등 다른 금융사에 비해 성과를 낼 때마다 수많은 리스크를 감수하기 때문에 같은 회사라도 부서마다, 개인마다 연봉이나 성과급이 찬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이에 오너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김연추 신화’의 뒤를 이을 제2의 인물도 얼마든지 탄생할 수 있다는 평가다.

10일 증권업 종사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대체로 중소형 증권사일수록 연봉이 낮은 대신 성과급 규모는 더 커진다. 대형사는 기본급이 높은 대신 성과급은 회사 실적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 작년 상반기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임직원들의 연봉이 공개됐을 당시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부사장(17억8700만원), 김승현 IBK투자증권 상무(15억1600만원),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14억4000만원) 등 자기자본 3조원 미만의 증권사들이 상위권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성과급 규모가 다른 이유는 간단하다. 일례로 리테일만 놓고 보자. 인지도가 높은 대형사의 경우 회사의 ‘간판’을 보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상당수인 반면 중소형사는 대체로 ‘직원들의 역량’이 고객들을 좌우한다. 또 은행이나 보험은 중장기적으로 상품에 가입하는 고객들이 많지만 증권사는 대내외적 경제나 정치 상황에 따라 하루 하루 상품, 종목의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직원들이 책임져야 하는 리스크나 업무에 대한 부담도 상당한 편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리테일은 실시간으로 본인이 얼마 만큼의 약정수수료 수익을 올렸는지 확인할 수 있다"며 "직원들이 맡고 있는 고객의 거래대금에 따라 회사의 수익도 바로 결정되기 때문에 (회사가 번 수익의) 절반 정도를 인센티브로 받아가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기업금융(IB)이나 프랍 트레이딩(자기자본 매매) 등 수많은 리스크를 감내해야 하는 특정 부서들은 자기들이 번 수익의 20%를 성과급으로 가져가기도 한다. 증권사에서 법인영업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대형사들도 성과급 비율이 있긴 한데, 그렇게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성과급을 줄 때도 그 부서에 떨어지는 공통비나 비용은 다 제하기 때문에 그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해 대우하는 문화가 자리잡았기 때문에 이직도 잦고 계약직도 많은 편이다. 작년 상반기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보다 높은 연봉으로 화제를 모은 김연추 전 한국투자증권 투자공학부 팀장은 올해 미래에셋대우 에쿼티(Equity)파생본부장으로 이직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에서 상여금 21억1900만원, 급여 1억1100만원 등 총 22억3000만원을 수령했다. 증권사들은 직원들의 잦은 이직을 막기 위해 성과급을 3년에 나눠서 지급하는 성과급 이연제를 적용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퇴사하면 받아야 할 성과급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로 인해 김 본부장이 미래에셋대우에서만 3년간 100억원의 기본급을 보장받았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소위 ‘잘 나가는’ 증권사 직원들은 고액 연봉을 바탕으로 투자자문사를 차려서 나가는 일도 부지기수다. 자문사를 운영하다가 규모가 되면 자산운용사로 전향하는 식이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몸값이 높은 직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회사를 차린다고 그 회사가 잘된다는 보장은 없다"며 "주식시장 자체가 매년 꾸준히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려울 뿐더러 조직 안에 있으면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위험장치를 발동하기 때문에 회사를 설립하는 것보다 안전한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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