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기예금 8년 만에 최대폭 증가...10억 이상 거액계좌도 급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13 10:24

작년 말 은행 정기예금 잔액 668조...1년새 72조원 늘어
은행권, 건전성 규제 강화 대비 예금유치 적극 나서


정기예끔 사진 연합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지난해 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2010년 이후 8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68조4000억원으로 1년 새 72조2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0년 95조7000억원 이후 가장 큰 금액이다.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2016년 19조4000억원, 2017년 28조8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은이 통화정책방향을 틀며 2017년 11월 말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정기예금에 돈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은행들은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해 예금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 최저 수준을 높이고 있다. LCR 최저한도가 90%에서 지난해 95%로 높아졌고 올해는 100%가 됐다.

LCR가 높으면 위기 상황이 벌어져도 바로 현금화할 자산이 많아 은행의 생존력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내년부터는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산정 기준도 바뀐다. 은행들이 대출 포트폴리오를 갑자기 조정하지 않고 예대율을 100% 이하로 맞추려면 예금을 더 확보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로 과도하게 쏠린 자금을 기업대출 쪽으로 유도하기 위해 가계대출 예대율 가중치를 상향(15%)하고 기업대출은 하향(15%) 조정했다.

은행들이 정기예금 특별판매 상품을 내놓으며 자금조달에 나서자 금리도 상승했다.

예금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는 작년 11월 기준 연 2.15%에 달했다.

2015년 1월(연 2.18%) 이래 3년 10개월 만에 최고였다.

은행들이 예금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10억원을 초과하는 거액 정기예금 계좌도 크게 늘었다.

작년 6월 말 10억원이 넘는 정기예금 계좌는 4만1천개로 1년 전(3만8천개)보다 3000개(7.9%)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분기(4만3000개)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나유라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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