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워라밸 점수는?…최태원 회장 "60점 정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13 12:35

최근 300여명 직원과 가진 '행복 토크'서 밝혀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행복 토크’에서 구성원들과 행복키우기를 위한 작은 실천 방안들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최태원 SK회장이 "회장님의 워라밸은 어떻다고 생각하느냐"는 직원들의 질문에 "제 워라밸은 꽝"이라고 답했다. 이어 "여러분보다는 출퇴근 시간을 조금 더 편하게 조절할 수 있겠지만,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업무가 이어지기 때문에 솔직히 제게 워라밸은 큰 의미가 없다"며 "그렇다고 여러분도 저처럼 하시라고 말하면 제가 꼰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SK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서린사옥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30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행복토크’ 시간을 가졌다. 이는 사전 각본 없이 진행된 행사로, 최 회장과 구성원들 간 솔직하고 격의 없는 토론은 약 1시간 30분 가량 이어졌다.

이날 행사는 형식과 내용 모두 파격적이었다. 모바일 앱을 이용, 현장에서 직원들이 질문이나 의견을 즉석에서 올리면 이에 최 회장이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때로는 최 회장이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되묻기도 했다. 최 회장은 스스로 컬러풀한 줄무늬 양말을 선보이며 "이렇게 양말 하나만 변화를 줘도 스스로의 행복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주저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추진해달라"며 "물론 주변에서 뭐라 할 수는 있다"고 말해 분위기를 이끌었다.

SK는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을 최우선적 과제로 꼽고 있다. 그래야 사회적 가치가 원활하게 창출될 수 있고, 구성원의 단합된 힘과 실력을 바탕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이날 행사도 최 회장이 구성원들과 직접 만나 구체적 실천 과제를 모색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2일 그룹 신년회에서 올해 임직원을 100회 이상 만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직장생활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조직, 제도, 사람을 바꾸고 새롭게 한다고 긍정적 변화가 한 번에 생기지는 않는다"며 "긍정적 변화를 효과적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소통이 필요하고 조그마한 해결방안부터라도 꾸준히 찾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업무 현장에서 생기는 불편과 애로, 각자가 느끼는 불합리는 대화와 소통, 제3의 대안을 찾는 방식으로 간극을 줄여야 한다"며 "이런 솔루션은 구성원스스로도 함께 고민하고 디자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 외부의 이해관계와 상충한다는 선입견을 갖지 말자"며 "외부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함께 공유,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SK 관계자는 "단순히 SK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한 자리로 소통경영에 나서고 있다"며 "올해는 경영현장을 찾아 소탈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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