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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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서 다급하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엄마가 뉴스보고 있는데, 보유세가 또 오른다고 하더라. 세금폭탄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오르나 해서…"

정부가 실제 거래 가격의 50∼70% 수준에 불과했던 공시 가격을 실제 거래 가격만큼 올리기로 결정한다고 밝혔을 때다.

기자는 단호하게 "엄마. 뉴스 제목만 보면 안돼. 우린 폭탄 맞을 일 없어"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지난해 9월에도 엄마의 다급한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과표구간 신설 등 종합부동산세가 개편되면서 우리도 세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냐는 엄마의 물음을 받았다.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발표될 때 마다 전화가 울리는 것은 엄마에게 세금이 가계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집 한 채라도 갖는 사람이라면 집값이 높든 낮든 보유세 ‘폭탄’, ‘공포’, ‘쇼크’ 등 단어는 어느 가정에나 당장의 위협으로 다가온다.

이번에 정부가 공시가격을 실거래가 수준 만큼 올리기로 결정한 것은 그간 아파트 및 단독주택이 실거래가격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지 못했던 것을 바로잡기 위함이다.

지난 한 해 가격이 크게 올랐던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실거래 가격을 반영해 공시지가를 산정하면 분명 세금 부담을 지금수준보다 더 높아지게 된다. 반면 소폭 오름세를 보였거나 지방과 같이 값이 오히려 낮아진 곳에선 공시가격이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거나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유주택자 중 1주택자의 경우는 세금 부담 상한이 전년 보유세의 15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집값이 크게 뛴 지역이라도 1주택자라면 세금 부담이 갑작스레 늘진 않을 것이다. 2주택, 3주택 이상자에 대해서도 세금 부담 상한제(최고 300%)가 적용돼 세금 부담이 3배 넘게 늘어나는 일은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공시가격 개편으로 인해 정부가 대다수 국민에게 ‘쇼크’나 ‘폭탄’을 떠안겼다고 보긴 어렵다. 현재 주택을 보유한 국민의 비율이 과반수가 되지 않는다. 고가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전체 국민 중 극소수에 불과하다. 공포와 폭탄이라는 단어가 일부 계층에 해당되는 것인데도, 마치 전체 국민에 적용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어 근거 없는 두려움을 확산시키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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