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보수적 관점, 봄에 찾아올 새로운 기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16 08:54


(KB증권) 리서치센터 신동준 상무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전략가/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



작년 이 맘 때와는 달리 2019년 경제와 투자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이지 않다. 중국과 유럽에 이어 최근 미국경제마저 둔화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는 빠르게 축소되며 미래의 어두운 경제를 시사하는 중이다. 수년간 전세계 증시를 주도했던 미국의 대형기술주 역시 비용상승과 보안문제로 주도력을 상실했다. 미중 양국은 G20에서의 만찬을 통해 무역분쟁을 봉합하는 듯 했지만, 자국의 입장만을 내세운 서로 다른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자산배분전략 역시 한쪽으로 급격히 쏠리는 중이다. 주식비중 축소와 현금 확보, 달러 및 원화 장기채권 투자 확대는 컨센서스가 되었다. 이러한 흐름은 달러강세와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극대화되는 2019년 1분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려운 투자 환경 가운데에서도 투자의 기회는 존재한다. 몇 가지 기회 요인들을 살펴보자.

첫째, 오랜만에 미국경제의 장단기 경기흐름이 엇갈린다. 금융위기 이후 11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미국경제의 장기팽창국면은 2019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기 위해서는 과잉부채와 대출, 과잉투자와 소비, 과잉재고 등이 먼저 쌓여야 하는데 현재 미국은 그런 조짐이 별로 없다. 다만, 금융투자 관점에서는 이러한 장기사이클보다는 1년 반~2년 주기의 단기사이클이 중요한데, 2017년 2분기부터 시작된 미국경제의 단기확장국면은 2018년 4분기를 정점으로 마무리되어 2019년부터는 감속성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적어도 2019년 상반기까지는 지난 2년 간 확장국면에서 시장을 이끌었던 미국 주식과 IT섹터의 주도력은 약화될 것이다. 해외매출 비중이 각각 50%, 80%가 넘는 미국 IT, 반도체 기업들을 중심으로 달러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면서, S&P500 기업들의 2019년 주당순이익 (EPS) 증가율 전망도 현재 10% 수준에서 1분기 중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경제성장의 추세는 꺾이지 않았지만 속도가 줄어드는 만큼, 지금처럼 매 분기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패턴은 완화될 것이다.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추정치의 하단인 2.50%까지 올려놓은 만큼, 2019년부터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은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통해 장단기 금리 역전을 방어하고 경기상승국면을 장기화할 것이다.

둘째, 2019년 2분기부터는 미국과 중국경제의 단기사이클도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경제는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집중될 1분기를 전후하여 성장률과 기업이익 전망 추정치가 가파르게 낮아질 것이다. 경기둔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역시 2019년 상반기에는 6%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위기 상황은 미중 양국을 의미 있는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중국이 구조조정 속도를 늦추고 경기부양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중국경제는 2분기 중 저점을 형성할 전망이다.

중국과 한국 주식은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을 선반영하면서 혹독한 가격조정을 겪었다. 상반기까지는 성장률과 기업이익 전망 추정치가 낮아지기 시작한 미국주식의 하락 폭보다 이미 가격하락이 대폭 진행된 중국과 한국주식의 낙폭이 더 작을 것이다. 미국 증시 급락이 중국과 한국에 미치는 충격과 변동성은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코스피 (KOSPI) 기업들의 2019년 주당순이익이 올해보다 5% 감소한다는 보수적 가정하에,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던 2012년 평균 주가수익배율 8.8배를 적용했을 때 코스피는 1970pt 수준이다. 중국과 한국 주식은 추가 조정의 위험이 아직 남아 있고 기업이익 전망은 여전히 감소 중이다. 그러나 저점에 근접한 중국경제와 선제적인 가격조정, 그리고 저평가 매력을 감안한다면, 지금은 달러채권과 원화 장기국채 등으로 피해 있더라도, 1분기 말~2분기 초부터는 중국과 한국 등 신흥아시아 주식의 새로운 진입 시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나유라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