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여성 등용 소식…은행권에 솔솔부는 '여풍'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16 16:20

-은행연합회 임원진 5명 중 여성임원 2명
-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도 여성 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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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임원 자리에 오른 이경희 은행연합회 신임 상무이사(왼쪽)와 김경자 수출입은행 중소중견기업금융본부 신임 본부장.(사진제공=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은행권에 여풍이 불고 있다. 은행연합회부터 시중은행 임원진에 이르기까지 이전과는 달리 여성의 등용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아직은 솔솔 불어오는 옅은 바람이지만 은행권을 공고하게 둘러 싼 유리천장에 금을 그을 수 있는 시작이 되지는 않을까란 기대감도 나온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는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은행연합회와 국책은행 인사에서도 여성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전날 실시한 상반기 정기인사에서 창립 이후 사상 최대 수준의 여성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지점장 인사만 보면 여성팀장 15명이 새로 승진했고, 부지점장·책임자급 여성 승진자도 사상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승진자 총 335명 중 절반에 가까운 175명이 여성 승진자다. 이번 인사를 두고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인사에 이어 성별에 따라 승진을 제한하는 유리천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인사가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수출입은행은 1976년 창립 후 처음 여성 임원이 탄생해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10일 김경자 심사평가단장을 중소중견기업금융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공개모집을 통해 후보자를 모집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선임과정을 거친 끝에 김 본부장이 임명됐다는 것이 수출입은행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중소기업금융을 거친 경험과 해외사업 전문가라는 점을 인정받아 중소중견기업금융지원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은행연합회는 이경희 홍보실장을 지난달 31일 신임 상무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첫 여성 임원인 김혜경 상무의 연임을 이달 새로 확정하면서 여성 임원이 2명으로 늘었다. 이번 인사로 은행연합회 임원진에는 김태영 회장, 홍재문 전무이사, 김평섭 본부장과 김혜경 상무이사, 이경희 상무이사가 이름을 올렸다. 임원진 5명 중 2명이 여성으로 채워진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실력 중심의 인사가 강조되면서 남성이냐 여성이냐 보다는 성과와 능력을 중심으로 인재를 등용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지난해 단행한 2019년 인사에서 여성 인재 등용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인사를 단행한 KB국민은행은 여성 최초 준법감시인으로 조순옥 상무를 발탁했다. 또 김종란 신탁본부 상무, 이미경 IPS 본부장을 등용해 지역영업그룹 대표 2명을 포함하면 임원급 여성은 총 5명으로 늘었다. 국민은행은 "여성 등용과 젊은 경영진을 확대해 혁신적인 변화를 추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같은달 인사에서 왕미화 신한금융그룹 자산관리(WM)사업부문장을 비롯해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를 선임했다. 우리은행은 정종숙 부행장보와 송한영 외환그룹 상무를 각각 선임했으며, KEB하나은행은 노유정 변화추진본부 본부장을 새롭게 승진시키며 백미경 소비자행복그룹 겸 소비자보호본부 전무, 김남희 남부영업본부 본부장과 함께 3명의 여성이 임원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올해는 여성들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으나 은행권의 유리천장은 여전히 공고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영업 창구에서 일하는 직원들 중 여성이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는 반면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중은 한 자리 수로 추락한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특히 은행권의 채용비리 조사를 통해 신입 정규직 채용에서 시중은행들이 여성 합격자 비율을 남성 비율보다 낮게 조정하는 등 여성의 진입 장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드러나 금융권 전반의 인식 개선부터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당장 유리장벽을 깨기는 쉽지 않겠지만 올해와 같이 여성이 임원과 같은 주요 자리를 꿰차게 되면서 유리장벽이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성별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실력 중심으로 능력을 평가하는 문화가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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