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18일 폼페이오-트럼프와 잇따라 면담
북미회담 일정-장소 확정 여부 주목...베트남 다낭 관측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오른쪽),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연합) |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부터 2박 3일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잇따라 만난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를 계기로 그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비핵화 논의가 본격적인 이행 국면에 들어갈지, 아니면 또 끝없는 교착 국면으로 접어들지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번 회담에서 2차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가 정해진다면 이는 비핵화 협상에도 진전이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봐야한다는 분석이다.
◇ 김영철, 2박 3일간 워싱턴 일정 시동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은 17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0분께 평양발 고려항공(JS251)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2터미널에 도착한 뒤 귀빈실에 대기한 전용 차량 편으로 빠져나갔다.
이날 공항 귀빈실에는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차량이 마중 나왔고 중국 측에서 국빈용 차량을 제공하며 의전을 갖췄다.
이번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에는 지난 1차 북미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이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17일 저녁 덜레스 공항에 도착한 뒤 휴식을 취하고 18일 오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회담, 18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김 부위원장의 일정은 당초 1박 2일로 알려졌으나 귀국 항공편을 19일로 예약해 2박 3일로 연장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이 수시로 항공편을 바꾼다는 점을 고려하면 워싱턴 일정에 따라 귀국 일정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 김영철-폼페이오 회동, 작년 5월 이후 8개월만
외교가에서는 일단 김 부위원장의 방미가 성사된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이 회동한 것은 지난해 5월 31일 뉴욕 회담 이후 8개월 만이다. 당초 지난해 11월 8일 뉴욕에서 고위급 회담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한 측의 요청으로 회담이 막판에 무산된 바 있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달 중·하순 내지 3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의 정확한 일정과 장소 등을 놓고 최종 조율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가 이번에 확정되느냐다.
2차 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가 확정된다면 이는 북미 간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둘러싼 협상에서 긍정적인 흐름이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6월 1차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에 대한 충분한 진전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2차 정상회담은 비핵화에 대한 진전을 담보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즉 2차 회담 일정과 장소가 정해진다면 이는 비핵화 협상에서도 진전이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북미는 지난해 11월 초 고위급회담이 무산된 이후 한동안 제대로 된 협상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연말을 전후로 상황에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2차 정상회상회담 시기는 3~4월, 장소는 베트남 다낭 유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러 관측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르면 18일(현지시간) 2차 정상회담 개최가 발표될 수 있으며, 그 시기와 장소는 3∼4월 베트남 다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영철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를 계기로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가 정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북미가 비핵화-상응조치 협상에서 팽팽히 맞서왔던 흐름이 현재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면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은 인도적 지원과 연락사무소 개소 등은 가능하지만 제재완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둘러싼 북미 간 이견이 계속되더라도 승부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