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제파트너"...文대통령, '소통·혁신·경기활력' 총력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19 09:05

연초부터 빽빽한 경제일정 소화...기업인과 소통 집중
자영업자와의 만남, 노동계와의 만남 등도 준비 중
'반기업 성향' 우려 불식...기업들 기살리기 적극적
규제샌드박스, 프로젝트전담반 등 현장 소리 즉각 반영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


"여러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아는데, 정부가 전담 지원반을 가동해 신속히 추진되도록 돕겠습니다."(1월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 간담회.)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에요."(1월 17일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행사.)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든든한 경제파트너'를 자처하며 연초부터 숨 가쁜 현장 소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단순 소통에 그치지 않고 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를 즉각 정책에 반영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올해 대한민국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기업인 등 각계각층과의 허심탄회한 소통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간 답보상태에 놓였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새해 들어 점차 가시화되면서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다른 어느 때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혁신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 연초부터 '혁신성장' 드라이브'...빽빽한 일정

문 대통령은 연초부터 기업인들을 잇달아 만나며 빽빽하게 경제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4대 그룹 총수들과 함께 신년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3일에는 창업 기업인들과 만남, 7일에는 중소·벤처 기업인들과 만남, 15일에는 대기업·중견기업 경영인들과의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그리고 이틀 만인 17일에는 새해 첫 지역 일정으로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장을 찾아 수소경제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소통 행보는 단순히 '기업인'에 그치지 않는다. 청와대는 앞으로 노동계는 물론 자영업자·소상공인과의 만남, 노동계와의 만남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23일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을 비롯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공정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다. 회의에서는 정부의 3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성과를 평가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소비자 권익 보호 등 앞으로 추진 계획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 "반기업 성향 NO"...기업들 기살리기 '눈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연합)


문 대통령이 현장 소통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수많은 어록들도 탄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간담회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전체 수출의 80%를 담당하며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주신 데 대해 치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대기업에 치하라는 표현을 쓴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또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한국 경제의 큰 흐름과 전환을 이끌어 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부에서 문재인 정부에 '반기업 성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를 불식시키고 기업을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달 17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그림을 보면서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에요."라고 밝힌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당시 현지 도심을 운행 중인 수소차 택시 '넥쏘'를 시승했고, 2월에도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같은 종류의 차를 시승했다.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는 "혁신은 즐거워야 한다"며 "그러려면 마음껏 뛰놀게 판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는 넘어져도 안전하게 샌드박스를 두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혁신과 투자는 물론 정부의 산업정책과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청와대는 기업인들과의 대화를 가진 직후 대규모 투자프로젝트 전담반을 가동하고, 기업인들의 민원 해결에 즉각 착수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기업이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면 심의위원회를 수시로 열어 신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한 심의를 통해 임시허가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신기술과 서비스 출시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 한숨 돌린 문 대통령...북미회담 가시화

문 대통령이 어느 때보다 국내 현안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은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북한과 미국은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둘러싸고 기싸움을 벌이면서 2차 정상회담 개최도 답보 상태에 놓였다. 2차 회담 일정이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면서 북미 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문 대통령의 어깨도 무거워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서는 북한과 미국 모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90분간 면담을 한 뒤 보도자료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은 2월 말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을 고대하고 있다"며 "회담 장소는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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