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주가 석달새 30% 껑충...증권가 "이젠 기대치 낮춰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20 10:20

투자의견 잇따라 하향조정...요금제도 개편 가능성 낮고 해외원전 수주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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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증권가가 급등하는 한국전력 주가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해외원전 수주 기대감에 최근 3개월간 30% 올랐지만 추가 상승 여력은 낮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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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개월간 한전 주가 추이.(사진=구글 화면 캡쳐)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전력 주가는 지난해 10월 18일 2만6150원에서 이달 18일 3만3850원으로 30% 급등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한국전력 주식을 각각 2238억원, 1866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4135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투자자들은 연말 연초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거시경제에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방어주 성격의 한국전력에 주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10월부터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비용이 절감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최근 증권가가 한전을 비롯한 유틸리티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며 잘 나가는 주가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증권가가 한참 상승세를 타고 있는 특정 종목에 쓴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KB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유틸리티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한국전력, 한전KPS에 대한 투자의견도 각각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KTB투자증권도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리포트에서 유틸리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들 증권사는 요금제도 개편이라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간 한전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탈원전’ 정책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전이 추진 중인 해외원전 사업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현재 국내 업체들은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체코 등에서 원전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전 수주 예비입찰에서 숏 리스트에 포함된 업체 및 컨소시엄이 5개나 되어 수주 가능성을 낙관할 수 없다"며 "또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각 나라의 안전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원전 사업을 추진하는 업체들도 수익성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신고리 5호기, 6호기 이후 국내에서 앞으로 예정된 신규 원전 건설이 없고, 해외에서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이후 무수했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수주가 전무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정치, 외교 이슈가 변수가 될 수 있어 예측 불허의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석탄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한전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분석도 있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반등과 국제유가 상승에도 한전 주가 하락 폭은 제한적이다"라며 "유가나 원전 이용률이 아닌 석탄에서 추가 상승여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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