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과장이 사라졌다...메리츠화재 ‘김용범식 기업혁신’ 뜨겁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20 11:58
-수직적 문화 없애려 직원호칭 ‘님’ ‘리더’ 두가지로 통일
-사내 파워포인트 사용금지로 불필요한 문서작성도 줄여


메리츠화재 김용범

▲메리츠화재 전경과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제공=메리츠화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 들어서도 기업문화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1월부터 모든 직원 호칭을 통일하고 안식월 휴가 도입, 야근금지, 파워포인트 사용 금지 등 사내문화 개선에 나서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5년 취임 직후부터 조직 안팎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효율적인 업무 문화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부터 사내 직원 호칭을 ‘∼(이름)님’과 ‘리더’로 단순화했다. 모든 직원의 호칭은 ‘∼님’으로 부르되 파트장급 이상은 ‘리더’로 통일했다. 수직적인 문화에서 발생하는 절차상의 불편을 없애고 수평적인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직급을 부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수직적 문화가 생기게 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직급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내 업무포털 전화번호부 메신저에서도 직급항목을 없애 다른 직원이 어떤 직급에 있는 지 확인하기 어렵다. 기존 직급체계는 연봉이나 복리후생 등을 산정할 때만 사용하며, 대외활동을 해야 하는 것에 대비해 명함에만 직급을 기재하도록 했다.

안식월 제도도 도입했다. 전 직원들은 근속연수 5년마다 안식월을 1번씩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한 달간 유급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직원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줌으로써 일의 효율을 더욱 높이겠다는 취지다.

주 52시간 탄력근무제 도입에 맞춰 야근을 하지 못하도록 PC오프제도 더욱 강화했다. 본인이 지정한 업무시간에 맞춰 PC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해 업무를 더 할 수 없게 했다. 파워포인트를 사내에서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 불필요한 문서작성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회의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30분 회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전 부서와 회의실에 알람시계를 새로 배치했다.

이같은 변화는 김 부회장이 특히 올해 조직 내부 변화에 집중하면서 불필요한 사내문화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결과다. 합리적인 경영철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김 부회장은 2015년 취임 때부터 효율성을 강조하며 복잡한 보고나 결재시스템 등을 없애고 ‘저녁 있는 삶’을 위해 직원들이 정시에 퇴근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2016년부터는 영업조직를 본격적으로 변화시키며 사업가형 점포를 처음 도입했고, 현재는 메리츠화재 영업 핵심동력으로 안착시켰다. 사업가형 점포는 자사 상품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독립법인대리점(GA)형식의 점포로 매출에 따른 확실한 보상을 제공한다. 영업조직 변화로 설계사 유입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물론 손보사 주요 수익원인 장기 인보험 실적이 지난해 말 초회보험료 기준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바짝 뒤쫓을 정도로 뛰어 오르는 등 우수한 영업실적을 내고 있다.

합리성에 기반한 조직문화 개선이 이번에는 복지향상으로 이어지며 회사 내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김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객집중’을 비롯해 극단적 합리주의, 오로지 돌격, 극한의 비용절감의 내용이 담긴 ‘3종 세트’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며 그의 경영철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불필요하고 복잡한 조직문화를 개선하면 결국 비용절감으로 이어져 회사 입장에서도 이득이 될 수 있다"며 "김 부회장이 취임한 후 메리츠화재가 안팎으로 파격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어 업계가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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