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 칼럼] 노인을 위한 온라인쇼핑은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21 08:35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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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2018년 국내온라인시장규모는 100조 원을 넘을 것이 확실하다. 전체 소매업 시장에서 아직 온라인비중이 25% 수준 정도로 오프라인시장이 훨씬 더 크다. 하지만 성장세를 감안 할 때 곧 온라인비중이 30%를 넘어 전체소매의 절반에 육박할 날 또한 멀지 않은 것 같다.

온라인의 초고속성장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오프라인에 비해 훨씬 싼 ‘가격’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구매 가능한 점, 빠르고 편한 배송이 가장 큰 요인이다. 말 그대로 온라인몰이기 때문에 매장 임대료, 인건비, 사인물, 전기세 등 비용이 일절 들지 않는다. 비용 절감액만큼 판매가 할인에 투입함으로써 소매매장 대비 20~30% 낮은 가격대로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시장의 두 번째 성장 요인은 커머스 플레이어 간 경쟁에 따른 추가할인이다. 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커머스의 특성상 하나의 쇼핑몰에서 가격 할인을 하면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지난 몇 년간 오픈마켓 3사(지마켓, 11번가, 옥션)간 점유율경쟁, 중대 규모 자금을 투자받은 쿠팡의 물량공세 등으로 끝없는 가격경쟁, 서비스경쟁이 진행중이다. 싼 가격과 더불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으로 구매할 수 있는 편의성이 온라인이 빠르게 소매시장을 잠식해가는 이유다. 오프라인 쇼핑을 위해서는 필요한 물건을 파는 가게에 가서 사서 다시 와야 하고, 마침 그 매장이 쉬는 날이거나 그 물건이 없는 경우라면 허탕을 치게 마련이다.

온라인쇼핑은 인터넷이 연결된 곳이면 언제든 쉽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다. 이것은 어떤 경우에도 오프라인 매장이 따라하기 힘든 강점이다. 여기에 빠른 배송이 더해지면서 온라인쇼핑은 압도적으로 편하고 빠르며 비용 효율적인 구매처가 된다. 90% 이상이 주문 다음날 도착하는 초고속, 저 단가 택배서비스가 더해져 지금 이 순간에도 온라인 쇼핑의 점유율은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강점이 많은 온라인쇼핑은 누가 주로 사용하는가? 20~30대를 주축으로 40대와 10대가 주 고객층이다. 유튜브 보듯 매일 매일 실시간으로 특가를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가 시간이 날 때 결제를 한다.

그러나 매일 필요한 것을 힘들게 구매하는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쇼핑맹에 가깝다. 국내 문맹률은 세계 유래 없이 낮은 수준이지만,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쇼핑은 제대로 사용하는 노년층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근처매장에 가서 무거운 쌀이나 생수, 두루마리 휴지 등을 직접 들고 온다. 최근에 배달을 해주는 슈퍼나 시장이 늘긴 했지만, 일정 금액 이상 이어야 하고 온라인 가격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구매해야 한다. 같은 돈으로 더 편하고, 훨씬 싸게, 집까지 가져다 주는 온라인몰이 수없이 많이 있지만 실제로 온라인으로 구매를 하는 노년층은 매우 적다.

있는 걸 몰라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편하고 좋다는 얘기를 듣고 사용해 보려 해도 쇼핑몰가입단계에서부터 쉽지 않다. 물어물어 아이디를 생성하고, 비밀번호를 만들고, 주소를 입력하고 쇼핑하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어찌어찌 물건을 찾아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면 결제는 어떻게해야 하는 지 답답하기만 하다. 혹시나 다른 걸 사는게 아닌지, 괜히 한번에 다 결제 되는 게 아닌지 무섭다. 설명을 듣고 1~2번 시도해보다 결국 튼튼한 다리로 가까운 가게에 가서 사게된다.

온라인쇼핑의 강점은 노년층에게 훨씬 더 필수적인 부분이다. 편하고, 빠르고, 가격도 저렴한 온라인쇼핑. 확실한 구매력이 있는 노년층인 만큼 각 쇼핑몰의 보다 적극적인 사용방법 안내 및 편의성 제공이 필요하다. 지자체에서도 노인대상 온라인 쇼핑교육을 하면 어떨까 한다.

서예온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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