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적인 석학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3차 산업혁명’을 통해 세계 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3차 산업혁명’은 수평적 권력이 에너지와 경제, 그리고 세계를 어떻게 바꾸는 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자기가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성하게 되면 ‘에너지 민주화’를 달성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면 정치, 사회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기존의 위계적 질서가 수평적으로 변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너지 민주화’가 실현되면 개인이 시장에서 에너지의 생산자이자 동시에 소비자로서 존재하고, 에너지의 생산·수입·공급·유통을 도맡아 온 기업과 대등한 관계를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힘의 균형을 이루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1%가 탄소시대 대부분의 수혜를 누리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에너지 민주화’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재생에너지는 본질적으로 ‘분산성’을 갖기 때문에 협업과 공유 매커니즘을 통해 즉 ‘수평적 에너지체제’로의 변환, 즉 에너지 민주화가 가능할 것이라 답한다.
우리에게도 어설프게나마 에너지 민주화를 위한 시도는 있었다.
MB정부 시절 환경(Green)과 성장(Growth) 두 가지 가치를 포괄하는 개념의 ‘녹색성장’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환경친화적으로 전환하는 과정 중 파생되는 에너지, 환경관련 기술 및 산업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했다.
하지만 구체화 되지 못한 진정성 없는 정책은 추상적인 구호만 남기고 변질돼 갔다. ‘녹색’과 ‘그린’만 갖다 붙이면 세미나 주제로도, 정부 예산을 받는 연구용역을 수행하는 것도 만사형통이었다. 그나마 그 ‘녹색의 물’은 정권이 바뀌면서 한순간에 빠졌다. 중앙정부에서는 ‘녹색’ ‘그린’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는 부서명을 바꾸는 일이 가장 먼저 일어날 정도였다. 지속가능 경제를 위한 지속가능한 정책은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제 다시 ‘에너지 전환’의 시대다. 그 중심에 수소경제가 있다. 수소경제 로드맵은 2040년 이후까지 우리가 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멈출 것인가, 계속 갈 것인가? 에너지 민주화를 위한 첫 발을 뗀 현재 우리가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