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오의 기후변화 읽기]'극심한 날씨' 세계 위협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23 10:47

세계경제포럼 조사에서 공감대 형성

캘리포니아 산불

▲‘극심한 날씨’가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진단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산불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사진제공=NASA]


[에너지경제신문 정종오 기자]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막됐습니다. 이날 WEF에서는 앞으로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원인으로 ‘환경 리스크(Environmental risk)’가 거론됐습니다. WEF는 조사를 통해 ‘극심한 날씨’가 이중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조했습니다. 이는 환경정책 실패와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데서 원인을 찾았습니다.

앞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WEF는 그 첫 번째로 ‘극심한 날씨’를 꼽았습니다. 기후변화로 홍수와 폭풍 등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질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이어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실패, 지진과 쓰나미 등 자연재해, 거대한 데이터 사기, 대규모 사이버공격, 인간이 만든 환경 재앙(기름유출, 방사능 오염 등)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생물종 다양성의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1970년 이후 종의 풍부함이 60% 이상 감소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인류 식량 체인에 있어 이는 건강에 치명적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WEF 리포트는 "재앙이라는 늪으로 몽유병처럼 걸어가고 있는 게 지금 인류의 현실"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세계기상기구(WMO) 측은 "환경적 위협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상학은 물론 기후 서비스, 전문 지식을 통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급증하는 도시와 기후변화 영향으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인류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2050년쯤 되면 지구촌 인류의 3분의2 정도는 도시에 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전 세계 570개의 해안 주요 도시에 8억명의 인류가 거주하고 있습니다. 2050년에 해수면이 0.5m 상승하면 이들 8억명의 인류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땅이 잠기면서 이주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해일 등 자연 재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WEF 조사

▲WEF는 ‘극심한 날씨’가 앞으로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자료제공=WEF]

급격한 도시화는 지구촌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습니다. 도시화로 인해 자연 환경이 파괴될 것은 뻔합니다. 실제 2017년 남태평양 도서국 피지를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피지의 난디에는 예전 맹그로브가 많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맹그로브는 바닷가 근처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물고기들에게는 안식처를 제공하고 홍수를 예방하는 역할을 합니다. 난디가 개발되면서 해변에 있던 맹그로브를 많이 잘라냈습니다. 이후 난디는 비가 왔다하면 홍수에 시달리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WMO 측은 "맹그로브가 사라지면 자연의 탄력성이 없어지고 지하수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습니다.

파벨 카바트(Pavel Kabat) WMO 책임 과학자는 "기후변화로 해수면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구촌 평균 해수면은 많은 세기 동안 지구온난화로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카바트 박사는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해수면 상승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 세계 각국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는 여전합니다.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은 강제성이 없을뿐더러 미국은 이 협약에서 탈퇴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단지 ‘기후변화는 사기!’라는 거친(?) 말과 함께 탈퇴해 버렸습니다. 온실가스 저감에 다 함께 나서도 모자랄 판에 미국의 이 같은 태도는 힘을 빠지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WMO 측은 "해수면 상승은 극심한 날씨와 수질 악화를 초래하는, 인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많은 위험 중 하나"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위험에 대비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 전 지구촌이 함께 하는 공동 대응 시스템 마련이 필수"라고 거듭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WMO는 지탱 가능한 발전과 재난 위험 감소를 지원하기 위해 ‘다중 위험 조기 경고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앞에 정면 노출된 인류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그 해법에 따라 ‘극심한 날씨’에 따른 위험은 줄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통가 왕국의 블로우홀

▲남태평양 도서국 통가 해변의 블로우홀. 통가도 해수면 상승으로 섬이 잠기고 있다.[사진=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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