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전망] 주요기관이 보는 유가 추가 상승 이유 2가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23 12:04

OPEC-IEA, 1월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 증가 전망 유지
EIA, 원유 수요 2개월 연속 상향 조정...1월 154만배럴
사우다 등 OPEC 감산 정책 적극적...유가 하락 방어
美 금리인상 속도조절...원유 등 위험자산 선호 심리 개선
하반기 美 파이프라인 증설로 생산량 확대...유가 주춤할 듯

▲21일 오전 울산시 남구 대성산업가스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나 건물 밖으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새해 들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등 주요 에너지 기관들이 원유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며 상반기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적극적으로 원유 감산에 나서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위험자산인 원유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23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주요 에너지 기관은 최근 발표한 1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3개월 연속 글로벌 원유 수요가 각각 전년 대비 129만 배럴, 140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유지했다. 이들 기관은 지난해 수요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지만, 12월 들어서는 수요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한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EIA는 글로벌 원유 수요량을 작년 11월 144만 배럴에서 12월 152만 배럴, 올해 1월 154만 배럴 등으로 2개월 연속 상향 조정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글로벌 성장전망치를 3.7%에서 3.5%로 3개월 만에 0.2%포인트 하향 조정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원유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OPEC이 적극적으로 감산 정책을 시행하며 국제유가 추가 하락을 방어할 것으로 예상된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옛 석유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에너지 관련 회의에 참석해 "올해 1월부터 감산 합의를 이행하기로 했는데 OPEC 회원국은 산유량을 이미 전월보다 하루 60만 배럴 줄었다는 통계를 입수했다"며 "사우디는 합의한 감산량 이상으로 산유량과 수출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20만 배럴 감산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면 원유 저장량에 긍정적인 효과가 반영될 것"이라며 "단기적인 변동을 제거하고 들여다볼 때 국제 원유시장은 빠르게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유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나선 점도 국제유가에 긍정적이다. OPEC은 이번 1월호 특집기사로 ‘통화정책이 원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OPEC은 "올해 경기 둔화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연준의 긴축 정책이 완화되면 경기 둔화 속도도 완만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증시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위험자산인 원유의 투자심리도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달 22일(현지시간) 현재 배럴당 52.57달러로 작년 말(45.41달러) 대비 15% 넘게 급등했다.

이밖에 미국과 중국이 이달 말 고위급 무역회담을 진행하는 등 새해 들어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원유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에 긍정적이다. 미중은 오는 30∼31일 워싱턴DC를 방문하는 류허 중국 부총리와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사이에서 고위급회담을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영상 연설에서 중국과의 고위급 협상을 가리키며 "우리가 그 대화로부터 좋은 성과를 얻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파이프라인 증설로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EIA는 미국 텍사스주와 뉴멕시코주의 퍼미안 분지 지역을 중심으로 원유 생산량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상고하저의 패턴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EIA는 올해 WTI가 배럴당 평균 6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원유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유가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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