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물가 전망 모두↓…이주열 "급속한 경기둔화 없을 것"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1.24 16:09

경제성장 2.6%, 소비자물가 1.4%로 전망치 모두 낮춰
"기준금리 동결기조…성장률 추가 하향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태평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1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금통위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성장률 전망은 1.4%로 낮췄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성장 기대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4일 서울 태평로 본관에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연 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기존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금통위 당시에도 올해 경제전망을 2.7%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두번 연속 경제성장 전망을 낮춘 것은 실제 경제 상황이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 22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7%를 기록했다. 당초 한은의 전망치에는 부합했으나,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2년 연속 3%대 성장 기대가 무산됐다. 특히 4분기 1% ‘깜짝 성장’한 이유는 정부지출이 늘어난 영향인 만큼 올해 경제의 실질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는 정부 소비가 5.6% 늘어나며 11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인 반면, 수출은 2.2% 감소하며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무역분쟁, 중국의 경기 둔화, 브렉시트, 미 연방 셧다운 등에 세계경제가 민감하게 반응해,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국내 성장률도 낮췄다"며 "무엇보다 글로벌 경기 흐름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적절한 대응을 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도 올해와 같은 2.6%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기존 1.7%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가격 하락, 농축수산물가격 상승폭 축소 등으로 지난해 12월 1.3%로 낮아졌다"며 "당분간 1%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점차 높아져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은이 경제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모두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것이 아니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글로벌 성장이 악화돼 국내 경제 성장도 둔화할 우려가 있으나, 급속한 경기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 부진을 두고는 "현재는 일시적인 하락이며, 반도체 경기는 하반기 이후로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열린 올해 첫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1.75%로 만장일치로 동결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기존 1.5%에서 1.75%로 약 1년 만에 0.2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추이와 영향을 지켜봐야 하며, 지난해 11월 기준금리 인상 후 인상효과도 지켜봐야 한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이 정책금리 인상에 속도조절에 나설 것을 시사한 만큼 한은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도 없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의 통화정책 기조도 완화적이라고 보고 있어 더 완화적으로 가는 건 고려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한은의 결정을 두고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기준금리는 올해 동결될 가능성이 힘을 얻는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로 낮춘 건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기대감을 반영한 수치로, 정부 재정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하반기 중 성장률 전망의 추가하향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내외 여건 상 하반기에도 금리인상을 고려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며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맞춘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동결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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