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韓, 아시아에서 네번째로 큰 원유소비국
원유, 美 수입 늘고 사우디 물량은 줄어
사우디, 아람코 지분 매입으로 韓 원유 수출 물량 확보

(사진=아람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의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진짜 속내는 미국의 아시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막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 차원의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적인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글로벌 플라츠(S&P Global Platts)'는 보고서를 통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인수로 아시아 주요 원유 소비국에 안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플라츠는 아람코가 최근 아시아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따라 발표한 뒤 이번 결정을 내놓은 점을 주목했다.

지난해 아람코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업체 페트로나스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했고, 말레이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투자 확대 계획도 밝혔다. 

또 같은 해 47조원을 투입해 인도에 대규모 석유단지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아람코의 이러한 연쇄 투자에 대해 "갈수록 심화하는 글로벌 석유업계 경쟁 속에서 아시아에서만큼은 대규모 수출 판로를 놓칠 수 없다는 의도에서 나온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국가에서 네 번째로 큰 원유 소비국인 한국에서 미국이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키우며 사우디의 입지를 흔들자 맞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플라츠는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미국이 자국 내 셰일가스 생산량을 늘리면서 사우디산 원유 수입을 줄이는 동시에 아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에서 네 번째로 큰 소비국인 만큼 미국의 독주를 막으려는 행보다.

아시아 국가들은 전 세계 원유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에서 네 번째로 큰 소비국인 만큼 사우디가 충분히 눈여겨볼 만한 시장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원유 수입량은 3억1317만배럴로 집계됐는데, 최대 수입 상대국이 사우디였다.
 
그러나 한국이 미국, 카자흐스탄, 아프리카 국가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면서 한국 내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사우디산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반면 미국산 원유 수입은 같은 기간 1361만 배럴로, 전년 대비 약 6배 급증했다. 이로써 미국은 한국에서 세번째로 큰 원유 공급처가 됐다.
 
그러나 아람코가 이번 지분 인수로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로 등극하면서 사우디로서는 매달 일정 규모의 대(對) 한국 원유 수출 물량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플라츠는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 원유업계에서 아람코의 존재감이 커졌다는 것은 한국이 앞으로 사우디 원유 수출의 아시아 주요 거점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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