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이달 북미정상회담 개최...중국과 정상회담 가능성도
많은 협상에도 중국제조 2025 등 핵심 놓고 입장 차 여전
미국이 원하는 건 중국의 '무조건적인' 항복
북미회담 준비는 착착...조만간 장소-시간 발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협상은 여전히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월 전 세계 교역질서와 한반도 비핵화, 멕시코 국경장벽을 두고 잇따라 '한판 승부'를 펼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비핵화, 상응조치, 무역분쟁 등 핵심 사안을 놓고 최종 담판을 벌인다. 또 이달 중순까지 민주당과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합의가 불발될 경우 다시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가거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안건 모두 글로벌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상대방과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수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그가 내릴 최종 결정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된다.


◇ "중국, 더 내놔" 무역협상 3대 키워드...'구체적-포괄적-강제적'


무역분쟁, 비핵화 협상, 멕시코 국경장벽 등 세 가지 사안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알 수 없는 것은 단연 '무역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회동해 오는 3월 1일까지 추가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이후 양국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해 끊임없이 추가 협상을 이어갔다.

결국 지난달 말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에서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중국의 미국산 수입 확대에 합의하는 등 성과를 도출했다. 백악관은 회담 종료 직후 낸 성명에서 이번 회담이 "집중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밝혔고 중국 대표단을 이끈 류허 부총리도 "중요한 진전을 이뤄낸 회담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표면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협상 결과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한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의 속내는 다르다. 미국은 아직도 중국 측이 중요한 '구조적' 문제와 관련해 별다른 변화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단순 '무역불균형 해소'를 넘어 '중국제조 2025의 차별적인 산업 지원 정책, 관세·비관세 장벽, 중국 투자기업에 대한 이전 강요 등 '구조적' 문제를 둘러싸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중국의 '적당한' 양보가 아닌 '무조건 항복'인 셈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시한인 3월 1일 이전에 시 주석과 만나 담판을 짓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중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중국제조 2025를 외국 기업을 차별하는 부당한 산업정책으로 지목하며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이 문제와 관련해 국가의 미래가 걸린 기술 산업 육성을 간섭하는 것은 주권 침해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3월 1일까지 중국과의 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또 만일 협상이 타결돼도 중국을 압박할 수단으로 일부 관세를 남겨두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하며 '중국의 항복' 없는 협상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 북한-미국, 정상회담 개최 준비 분주...'빅딜' 예고


이렇듯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입장을 드러내는 것과 달리 북한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연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초 이맘때쯤 카운트다운에 돌입할 것처럼 보였던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백악관이 "2차 회담은 2월 말께 열릴 것"이라며 장소는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공지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했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초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조만간 북미회담을 둘러싼 구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북한 모두 2차 회담을 위한 물밑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비건 미 대북 특별대표는 오는 3일 방한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간 조율을 진행한 뒤, 이르면 4일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대사와 판문점 혹은 평양에서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는 이날 회동에서 북한이 조건부로 약속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미국 측이 제공할 상응 조치를 중심으로 합의문 초안을 작성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무협상을 전후로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가 발표되면 곧바로 양국 의전팀이 회담 개최지에서 세부 사항을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비건 대표가 3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스탠퍼드 대학에서 진행한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만큼 종전 선언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장벽예산 협상 시한 보름 앞으로...'셧다운 한 번 더?'


돌파구도, 협상 진전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가장 답답한 안건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는 25일(현지시간) 일시적으로 이달 15일까지 3주간 셧다운 사태를 풀고 이 기간 국경장벽 예산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백악관은 예산 협상 타결에 실패하면 셧다운에 다시 돌입하거나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위한 행정 권한을 사용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협상 시한이 보름 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좀처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유입으로 범죄, 마약, 인신매매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한다며 국경장벽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줄곧 콘크리트 장벽 건설을 주장했지만, 작년 말 셧다운 파문으로 반대 여론이 고조되자 '강철 널판 장벽'(steel slats barrier)을 쌓겠다는 양보안을 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예산으로 57억 달러(약 6조3400억원)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난달 말 열린 양원 협의회에서도 장벽예산을 한 푼도 반영하지 않는 예산안을 들고 나와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민주당의 낸시 플로시 하원의장은 "장벽 관련 비용은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만일 여야가 이달 중순까지 합의에 이른다고 해도 이를 트럼프 대통령이 만족할지는 불투명하다. 미 폭스뉴스는 "(여야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지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