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3조 클럽 지켰지만 비은행 부문 악화
-12일 신한금융 실적에 촉각
▲KB금융지주 전경.(사진제공=KB금융) |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2년 연속 ‘3조 클럽’을 달성했지만, 지난해 순익이 감소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어 리딩금융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KB국민은행은 나름 선방했으나 비은행 계열사들이 부진한 결과를 얻었고, 특히 4분기에 2001억원에 불과한 순이익을 거두며 KB금융 총순이익은 2017년에 비해 되레 줄었다. 12일 실적을 발표하는 신한금융이 KB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을 탈환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8일 지난해 3조6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에 비해서는 7%(2425억원) 감소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에서 희망퇴직을 확대하며 일반관리비가 늘었고,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와 손해보험업 부진에 따라 기타영업손실이 늘어 순이익이 줄었다"고 했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약 2% 늘었다는 게 KB금융의 설명이다.
KB금융이 예상외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어 리딩금융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KB금융은 약 3조4000억원, 신한금융은 약 3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지른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받아든 성적표에서는 KB금융이 순이익 3조원을 겨우 웃도는 것에 그치며 리딩금융 수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신한금융 실적이 시장전망치와 부합하기만 한다면 신한금융은 KB금융을 제치고 2017년 빼앗긴 리딩금융 자리를 1년만에 되찾게 된다.
특히 KB금융 4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79%나 줄어들며 2001억원을 거두는 데 그쳤다. 시장전망치는 5800억원 규모였으나 이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희망퇴직과 국민은행의 특별보로금 지급 등 비용이 대거 발생한 데다, 비은행부문에서의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 주요 계열사 2018년 순이익. |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전년대비 2% 늘어난 2조2243억원의 순이익을 낸 반면, KB증권과 KB손해보험에서 순이익이 급감했다. KB증권의 순이익은 1788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줄었고, 4분기에는 324억원 손실을 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주식과 ETF 운용손실, ELS 헤지운용손실이 큰 폭으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KB손보는 전년보다 20% 줄어든 262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4분기 순이익은 14억원으로 전년 동기(490억원)에 비해 97%나 줄었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전반적으로 손해율이 상승했으며, 독립법인대리점(GA)채널 지급수수료 중심으로 사업비가 크게 늘었다. 보험영업부진에다 투자이익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캠코(KAMCO) 지분 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이 발생해 전년보다 11% 늘어난 3292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지난해 KB금융에서 비은행 비중은 28%로 오히려 줄었다. 2017년 KB손보가 완전 편입되면서 KB금융 비은행 비중은 34%까지 확대됐고 비은행부문이 탄력을 받으며 지난해 40%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비은행부문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반대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며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심해진 것이다.
신한금융도 비은행부문에서 가장 큰 순이익을 내는 신한카드가 부진을 거듭하며 비은행 비중이 약 27%로 줄어든 상황이다. 신한카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95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9%나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3분기까지 1조9165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상태다. 신한금융도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따라 비은행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함께 비은행 계열사의 성적에 따라 지난해 리딩금융 주인공이 결정될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