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1567억 vs 3조689억…1년 벼른 신한금융 ‘리딩금융’ 되찾았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2.12 17:10

KB금융보다 지난해 순익 878억 더 많아...금투·생명·캐피탈·저축은행 등 고른 실적개선


신한 KB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사진제공=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KB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았다. 2017년 KB금융에 자리를 뺏긴 지 1년 만이다. 금융권에서는 오렌지라이프 인수 효과가 반영되는 올해부터 신한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인수 효과와 상관없이 리딩금융 자리에 오르며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조156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12일 발표했다. 전년의 2조9179억원보다 8% 늘어난 수치로 그룹 창립 후 최대다. 4분기 순이익은 5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2년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했던 KB금융이 부진한 성적을 낸 것과 달리 신한금융은 깜짝 성적을 내며 리딩금융 자리를 1년 만에 되찾았다. KB금융은 지난해 전년보다 7% 감소한 3조689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국민은행의 순이익은 2조2243억원로 2% 소폭 확대됐으나 KB증권, KB손해보험, KB저축은행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들의 순이익이 대거 하락하며 총 순이익이 감소했다. KB금융은 "주요 계열사들이 희망퇴직을 확대하면서 일반관리비가 늘었고,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와 손해보험업 부진 등으로 기타영업손실이 늘어 총 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신한저축은행 등 대부분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이 늘었다. 신한은행은 전년보다 33% 늘어난 2조2790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국민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 자리도 되찾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전년보다 19% 늘어난 2513억원, 신한생명은 9% 늘어난 1310억원, 신한저축은행은 16% 늘어난 1034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거두며 KB금융 계열사인 KB증권(1788억원), KB생명(148억원), KB저축은행(110억원)을 앞섰다. 앞서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KEB하나금융지주 계열사들보다도 모두 더 많은 순이익을 내며 금융지주사 간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비은행부문에서 가장 많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한카드는 지난해 519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보다 43%나 감소했으나, KB국민카드(3292억원) 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거두며 카드업계 1위의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해 신한금융 비은행 부문 순이익은 1조507억원으로 약 31%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과 자본시장 부분에서의 실적 향상도 두드러졌다. 2020 스마트 프로젝트는 신한금융이 2020년까지 아시아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손익을 20% 이상 늘리겠다는 내용 등을 담은 중장기 전략으로, 사실상 올해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한 해다. 현재 그룹에서 글로벌 비중은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 글로벌사업 순이익은 3215억원으로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자본시장에서는 영업이익 기준 GIB 부문은 58%, PWM 부문은 10% 각각 성장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추진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라 강화하고 있는 그룹 디지털 플랫폼에서 지난해 거둬들인 영업수익은 1조1859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신한금융이 예상보다 빨리 KB금융을 제치고 승기를 잡으면서 금융지형의 판도 변화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올해부터 오렌지라이프 인수 등의 효과가 반영될 예정이라 지금보다 더욱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신한금융은 신한생명 신임 사장에 성대규 현 보험개발원장을 내정하면서 계열사 CEO 선임 작업을 마무리해 경영 안정화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하나은행(2조928억원)과 우리은행(2조192억원)도 2조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거두며 은행 간 순이익 격차는 좁아지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불리기에 성공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전략에서 어떤 효과를 발휘할 지가 순위 경쟁에서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인한 생명보험시장 내 그룹 위상 제고, 신한금융 고객·채널기반을 활용한 영업 활성화, GIB·GMS부문 협업을 통한 자산운용 수익율 제고 등 다양한 형태의 원 신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마련해 그룹가치를 극대화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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