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울리는' 올빼미 공시] '85년생' 퓨전데이타 대표, 공시 수시변경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2.12 17:45

대표이사 변경 등 잦은 변경 공시로 주가 ‘휘청’
최대주주 변경 파악 못해 '불성실공시' 오명
박두진 대표 전문성 '의구심'...사업다각화 무리수

▲퓨전데이타.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30대의 젊은 나이로 클라우드 및 SI 전문업체 ‘퓨전데이타’를 이끌고 있는 박두진 대표가 불성실 공시와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투자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퓨전데이타는 최근 3개월새 최대주주 변경, 주요 기업과의 계약해지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공시를 휴장일이나 장 마감 이후에 올리는가 하면 이미 올린 공시도 수시로 내용을 바꿔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는 사이 주가는 널뛰기를 하며 ‘머니게임’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퓨전데이타의 최대주주는 지분 5.79%를 보유한 삼성금거래소홀딩스다.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이종명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19일 삼성금거래소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 전 대표는 보유주식 333만2425주 가운데 97만5635주를 삼성금거래소에 매각하고 나머지 166만775주는 기타 4인에게 장외매도했다.

문제는 퓨전데이타가 작년 11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 사이에 대표이사 변경, 유상증자 결정,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 결정, 전환사채권 발행 결정 등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시들을 수시로 변경하면서 투자자의 혼란을 키웠다는 점이다. 

▲퓨전데이타 최근 주요 공시 건.(자료=금융감독원)


삼성금거래소는 이 전 대표에게 주식을 양도받은 이후 12월 21일까지 8차례에 걸쳐 퓨전데이타 주식 9만7635주(8.24%)를 장외 매도해 지분율을 3%대로 줄였다. 이런 와중에 퓨전데이타는 작년 12월 5일 200%의 무상증자를 했고, 또 12월 20일엔 2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단행했다. 결국 이달 현재 최대주주인 삼성금거래소 지분율은 5.79%가 됐다. 퓨전데이타 창업자이자 기존 최대주주인 이종명 전 대표 외 1인은 오는 13일까지 김윤미 외 1인에게 주식양수도 계약의 잔금 20억5680만원을 납입해 지분율이 기존 5.74%에서 1.76%로 줄게 된다. 

퓨전데이타 스스로도 최대주주 변경 건을 제때 파악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28일 최대주주가 변경됐으나 이를 2개월이나 늦은 1월 8일에 공시했다. 이에 거래소는 퓨전데이타에 벌점 6점을 부과하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이달 1일 하루 동안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피해는 결국 투자자 몫이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에 지난달 10일 퓨전데이타 주가는 968원까지 떨어지며 동전주로 전락하기도 했다. 

▲퓨전데이타 주가 추이.


더 나아가 퓨전데이타는 중요한 공시 사항을 휴장일 혹은 오후 늦게 게재하는 방법으로 투자자들을 울리고 있다. 일례로 필리핀 IoT(사물인터넷) 수도 원격검침 및 관리 솔루션 공급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는 공시는 2018년 휴장일인 12월 31일 오후 1시 20분에 게재했다. 2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공시는 1월 14일 오후 4시 40분에 올렸고, 2월 1일 저녁 6시 27분에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정정한다는 내용의 공시를 슬그머니 올렸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시간대를 틈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검은 속내가 반영된 것이다.

박 대표가 새로 지휘봉을 잡은 이후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점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퓨전데이타는 작년 말 패션 브랜드 전문 업체 ‘에스엔케이글로벌’ 지분 66.7%를 40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앞서 작년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정관에 △금·은 보석류 제조 및 판매업 △금·은 보석류 세공 및 장신구 일체 판매업 △해외 자원 투자 및 개발 사업 등 사업목적을 추가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들은 퓨전데이타의 본업인 망분리, 스마트워크, 클라우드 서비스 등과 무관할 뿐더러 실적마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확장이라는 무리수를 두고 있는 셈이다. 퓨전데이타는 2015년 영업이익 49억원에서 2016년 43억원으로 하락했고 2017년에는 78억원의 적자를 냈다. 작년에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9억원대로 부진했다. 

박 대표는 1985년 2월 생으로 ‘30대 젊은 피’라는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이력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박 대표는 퓨전데이타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에 2011년 7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롯데정보통신에서 근무한 것이 이력의 전부다. 

이에 대해 퓨전데이타 관계자는 "퓨전데이타가 보유한 개인정보 보안 기술과 CRM의 확장성을 접목해 에스엔케이글로벌과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라며 "최대주주 변경이나 필리핀 사업 해지 같은 공시 건들은 계약들이 늦게 체결되면서 그렇게 올린 것 뿐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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