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류세나 기자
왜 이렇게 사공이 많은가. 누구 보곤 빠르게 복귀하라고 하더니 다른 누구에게는 아직은 때가 아니니 기다리라고 한다. 전자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오너 기업인들이고, 후자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얘기다.
모두 비슷하게 주주의 이익보다 개인, 그리고 자신과 연관된 이해관계자들의 잇속을 먼저 챙겼다는 의혹을 샀고, 결과적으로 모두 똑같은 집행유예를 받았다.
그런데 비슷한 이력의 몇몇 사람들과 달리 유독 김 회장에게 적용된 잣대는 혹독하다. 국민 정서상 그의 도덕적 흠결이 아직까지 용인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사실 한화그룹은 오너일가의 반복되는 폭력사건, 그리고 이어지는 솜방망이 처벌 등으로 대중에 이미지가 좋지 않은 기업임에 틀림없다. 또 이는 누구보다 본인들이 더 잘 알 터. 다만 우려스러운 건 단순히 부정적인 인식만으로 경영복귀를 가타부타 논하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것이다.
또 이미 법률에 근거한 죗값까지 모두 치렀다면, 김 회장의 복귀론과 맞물려 함께 거론되고 있는 그의 도덕성 문제나 이를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 가능성에 갖다 붙이는 것도 무리가 있다.
오는 18일은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던 김 회장의 징역 3년, 5년간의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날이다. 김 회장의 경영 복귀를 두고 최근 이런저런 관측이 새삼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어찌 됐건 한화그룹도 여론의 시선을 의식한 탓인지 김 회장의 복귀론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며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법리적 측면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세간의 지적대로 김 회장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한 것도 사실인 탓이다.
모두 주지하듯 김 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는 시간문제다. 시기의 문제이지 이미 확정된 사안이라는 말이다. 실제 김 회장은 집유 기간에도 그룹 회장·대주주 자격으로 국내외 각종 중요 행사를 직접 챙기는 등 그룹 총수로서 ‘그림자 경영’을 이어 오기도 했다.
바라건대 언젠간 그룹 전면에 재등판할 김승연 회장이 부디 그의 넘치는 에너지를 방산과 태양광 발전 등 그룹 핵심사업 확장과 안정화, 또 직원들의 기를 북돋는데 쏟아붓길 고대한다. 위력을 앞세워 세상을 호령하던 시대는 이젠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