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순혈주의’로 인재를 운용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전환 이후 크게 달라졌다. 정 수석부회장이 외부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요직에 앉히며 회사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다. 자율주행·친환경차 시대를 앞두고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10대 그룹 중 최초로 인재 선발 기준도 상시공채 시스템으로 바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네이버 출신 김준석 리더를 현대차로 데려왔다. 김씨는 네이버에서 인공지능(AI) 번역 서비스 ‘파파고(Papago)’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향후 현대차 내부 AI 전문조직에서 연구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펼쳐지기 위해서는 AI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또 윤경림 전 KT 부사장을 현대차로 영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부사장은 KT에서 미래융합전략실장, 글로벌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시장에서는 그를 ‘5G 전문가’로 분류한다. 5G는 AI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 시대에 꼭 필요한 기술로 꼽힌다.

순혈주의를 타파한 인재 등용은 지난해 임원인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사장을 임명했다. 그는 BMW 출신으로 ‘M’ 등 고성능차의 개발을 총괄했던 경력이 있다. 외국인 임원이 연구개발본부장 자리에 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당시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통해 미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 2인자 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었다. 2006년 기아차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폭스바겐에 있던 피터 슈라이어 현 현대차 디자인경영 담당 사장을 데려온 것이 대표적이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당시 ‘디자인 경영’을 앞세워 기아차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벤틀리의 수석디자이너였던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최고책임자(CDO), BMW 출신 토마스 쉬미에라 상품전략본부장 등을 영입한 것도 대표적인 외국인 영입 사례다.

정 수석부회장은 외부 인재 수혈 뿐 아니라 일반적인 인재 채용 방식의 틀도 바꿨다. 지난 13일 현대차와 기아차의 인재선발을 ‘직무중심 상시공채’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AI,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입사원 채용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한다고 판단했다고 알려졌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각 부문이 특정 직무(분야)의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채용공고에서부터 전형·선발 등 모든 채용과정을 직접 진행하게 된다. 인력채용 외 조직변경과 인력관리 등도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실행하고 의사결정을 하도록 한다.


상·하반기 각 1회씩 연 2회 고정된 시점에 채용하는 기존방식으로는 제조업과 ICT기술이 융복합하는 미래 산업환경에 맞는 융합형 인재를 적기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정 수석부회장의 생각이다. 실제 정기공채 방식은 신입사원이 배치될 시점에는 경영환경 변화로 현재상황에 맞는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상시 공개채용은 각 부문별로 인력이 필요한 시점에 연중 상시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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