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서울 전세가율 50%대로 떨어져…강북 지역 하락세 뚜렷
하반기까지 버틸 여력 없다면 손절매 통해 리스크 줄여야

서울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 가격보다 전세가격 하락폭이 더 커 사실상 갭 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갭 투자를 통해 여러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라면 보유 주택수를 줄이는 게 현 시점에서는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셋값 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까지 버틸만한 자금 여력이 없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손절매에 나서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 전세가율 50%대로 추락…갭투자 힘들어져

KB국민은행 통계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평균 전세가격은 6년반 만에 약세로 돌아서면서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 비율)이 지난해말 59.8%까지 떨어졌다.

서울 중에서도 강북 지역의 전세가율 하락세가 뚜렷했다.

강북 지역 중에서도 성북구의 전세가율은 67.1%로 전달보다 1.06% 떨어져 25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강북구 전세가율은 65.3%로 전달보다 -0.39%포인트, 은평구 65.1%로 전월보다 -0.15%포인트, 도봉구 63.8%로 같은 기간 -0.19%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전세가율이 떨어지는 것은 최근 전세가 하락 영향이 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전세가 변동률은 지난달 28일 기준 -0.24%로, 14주 연속 하락했다. 이 수치는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2012년 7월초 때와 같다.

이처럼 전세가격이 낮아지면 집값 상승기 이른바 ‘갭 투자’를 했던 집주인들은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투기과열지구 자금조달계획서’ 현황에 따르면 2017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년간 투기과열지구에서 거래된 주택 12만 4000여건 가운데 갭 투자 목적 구입 비율은 34%(4만 2000건)에 달했다.

한때 ‘갭 투자의 성지’로 불렸던 서울 성북구와 동대문구, 성동구 등은 전세가율이 80%를 넘어 집값의 20%만 가지고도 갭 투자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60%대로 떨어지며 사실상 갭 투자가 힘들어졌다.


◇ 손절매 하더라도 보유 주택수 줄여야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올해 재계약이 다가오는 갭 투자 물량이다.

전셋값이 하락해 신규 세입자의 보증금에 추가로 자금을 더해 기존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부동산 관련 대출 고삐를 죄고 있는 것도 자금 마련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깡통전세’나 역전세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실태 파악에 나서겠다는 계획만 있을 뿐 당분간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깡통전세나 역전세는 9·13 부동산 대책이 성과를 내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갭 투자에 나선 다주택자를 돕는 대책을 낸다면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맞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내놓을 대책이 없다"고 못박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여러채 갭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신규 입주 물량이 많은 곳 위주로 처분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셋값 하락은 입주물량 폭탄이 어느 정도 소화되고 나면 다시 상승할 여지가 있지만 적어도 하반기까지 버틸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없다면 손절매를 통해 주택수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팀장은 "다만 서울 강동구의 경우 올 6월부터 신규 입주가 시작돼 연내 1만가구가 넘는 입주 물량이 있기 때문에 전셋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이런 지역의 갭 투자 물량은 빨리 처분하거나 기존 세입자를 붙잡아 둘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직전에 매물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서둘러 갭 투자 물량을 정리하는 게 낫다"며 "역세권 등 확실한 장점이 있다면 전셋값이 일시 조정 후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중장기 보유 전략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석남식 기자] 
     
[저작권 ⓒ에너지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드로이드앱 다운로드

Copyright ⓒ ekn.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