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활성화 전략토론회] "수소차·전기차 균형적 투자로 미래車 시대 준비"

'전기차 vs 수소차' 대립관계로 볼 수 없어
트럭·버스·선박, 수소 연료가 더 적합할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주최의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 토론회’가 19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려 수소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종민 POSRI 수석연구원(사진 왼쪽부터), 김필수 한국전기자동차협회 회장, 황수성 산업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 국장,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 신재행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장, 김세훈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부장, 이인성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정부가 수소차 투자에 ‘올인’ 식으로 투자하는 것처럼 지적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넓은 의미에서 친환경차에 정부가 균형적으로 투자해 산업 발전을 촉진할 방침입니다." (황수성 산업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

19일 에너지경제신문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 토론회’에서는 정부, 학계,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규제 완화, 정책 방향성 등과 관련 날선 질문이 정부 관계자 측으로 쏟아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미래 자동차 산업을 주도할 수소차와 전기차에 대한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발표했다. 무게를 균등하게 유지하면서 ‘투트랙 전략’ 방식을 전개, 친환경차 시대가 도래할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종합토론 세션에 토론자로 참여한 황수성 산업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은 "수소차와 전기차가 대립적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이 좌장을 맡은 이날 종합토론은 황 단장을 비롯해 김세훈 현대자동차 연료전지사업부장, 이종민 포스코경영연구원(POSRI) 수석연구원, 이인성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캠페이너가 토론자로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황 단장은 "정부가 미래 자동차 방향에 대한 제시하면서 균형적인 투자 및 육성을 언급한 적 있다"며 "수소차에 올인한 식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결코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산업부가 발표한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 내용에 수소차 부문 육성 계획이 담긴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한 쪽에 치우친 투자로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내용을 보면 정부가 제시한 것은 2022년까지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 생산 비중을 높이는 게 골자다. 전체 자동차 생산 중 10% 수준까지 친환경차를 늘리는 것이 목표로 제시됐다. 그는 "친환경차 보급과 충전소 같은 인프라 확충을 넘어서 국내 일자리 및 부가가치 창출에 함께 힘쓸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도 수소차와 전기차에 대한 균형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배터리 용량, 보조금, 충전소, 그리고 에너지원 공급 관련 문제로 전기차에 대한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호주, 캐나다 등 다른 나라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수소에너지를 생산하고 이것을 이동에 이용한 사례를 참고하면 10년 후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소경제를 실현할 가장 이상적인 지역으로 울산을 거론했다. 이 연구원은 "울산은 에너지를 공급할 체계 구축이 용이한 동시에 공간이 서울보다 크지 않아서 적합할 것"이라며 "지금이 수소차를 중심으로 한 수소경제 활성화를 추진해 나가면서 저렴한 공급망 마련, 인프라 구축 그리고 소재 개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작 단계"라고 진단했다.

수소차, 전기차에 대한 논의를 단순히 자동차 산업에 국한할 게 아니라 에너지 산업 전체로 확대, 적용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부장은 "아우디폭스바겐, 바스텍 등 에너지 흐름이 바뀌어야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던 업체가 대거 수소차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라며 "트렌드가 이제 자동차 회사를 넘어서 에너지 회사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외국 일부 지역은 에너지 회사가 일정 부분 친환경에너지를 팔도록 강요하거나 인프라 투자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며 "친환경차 관련 주제를 지금까지 자동차가 담당했지만 앞으로 연료 공급 섹터와 자동차 부문이 같이 협업, 규제와 환경 문제에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린피스 소속 이 캠페이너의 경우, 연료별 자동차가 갖춘 에너지 효율성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수소차를 대상으로 한 투자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미국 환경성에서 비교한 현대차 모델별 자료를 보면 가솔린차 에너지 효율이 30, 하이브리드 40, 전기차, 120, 수소차 57 수준으로 집계됐다"며 "가장 에너지 효율이 높은 차를 선별, 정확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의 김세훈 부장은 "전기차 효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차량이 승용차만 있는 것이 아니다. 트럭, 기차, 선박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대상으로 비교하면 수소 연료가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확히 말하면 한 가지 파워트레인이 모든 것을 담당할 수 없게 된 상태"라며 "R&D 측면을 여러 부문에서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