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시설 안전포럼] "안전요소 결함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져"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2.22 14:58

▲이날 포럼에서 최명영 박사(화재보험협회 재난안전연구팀)가 밀양세종병원,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사고 사례를 중심으로 한 대형전기 사고의 시사점과 위험관리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최명영 화재보험협회 재난안전연구팀 박사는 2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대한민국 에너지시설 안전 포럼’에서 "대형사고 발생의 공통점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요소가 가진 내재적 결함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박사는 이날 ‘밀양 세종병원, 제천스포츠센터 사례 중심 대형전기사고의 시사점과 위험관리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밀양 세종병원 화재나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의 경우 점화원과 가연물 관리 미흡 등 화재 위험요소 관리 실패, 소방설비와 방화구획 불량으로 인한 화재와 연기 확산 제어 실패, 피난 장애, 안전기준 미비 등이 겹쳐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월 26일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51명이 사망했다. 대부분 연기나 유독가스 흡입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최 박사는 이 사고가 시설관리와 관리 감독 미흡으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기배선이 30년 이상 낡았고 2017년부터 3차례 정전이 발생하는 등 이상징후가 있었다"며 "화장실 내부 공사 때 1층 방화문도 철거됐고 방화문 개방 상태 관리도 미흡했고 비가림막 연결통로 설치 등 잦은 불법 증·개축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소극적 보건과 건축 행정, 병원 안전시설 조사 결과 허위작성이 문제를 키웠다"고 강조했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는 2017년 12월 21일 발생해 29명의 사망자를 냈다. 최 박사는 이 사고 또한 시설 관리와 제도 미흡으로 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정 규모 이상 건물은 양방 통행이 가능하도록 설계해야 하는데 2층 주 계단 앞 주 출입구 문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있었음에도 이를 고치지 않았다"며 "건축 관계인이 개선 비용이 투자로 생각했으면 안전하게 관리했을 것인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덮어둬 사고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동차보험처럼 주택 화재보험 가입으로 위험 관리를 개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 박사는 "자동차 보험 대물 1억원 이상 가입자가 2011년 91%에서 2015년 96%로 지속적 증가 추세이고, 자동차 안전도 평가제도 시행을 통해 지속적 안전성 정보를 제공해 자동차 구매 시 충돌 안정성을 고려하게 했다"며 "보다 안전한 자동차 보급으로 인해 사고 피해와 사회적 부담 비용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011년 기준 주택화재보험 가입률이 32.3%로 미국(96%), 영국(63%), 일본(67.2%)보다 낮은 편이다.

아울러 최 박사는 "법규나 설비 등 인프라 개선만으로 안전사회 구축에 한계가 있다"며 "안전 강화를 위해 투입되는 노력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할 수 있는 안전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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