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김정은, 잘못된 판단...2차 북미회담 결렬로 이어졌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03 09:35

美참모진 일괄타결 방식 비핵화 가능성 ‘제로’로 생각
김정은 "영변 카드로 제재해제" 요구 미국은 수용불가
북미 실무협상도 교착상태...北핵시설 해체 일관성 없어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튿날인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회담 도중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모두의 오판에 ㄸ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참모진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일괄타결(그랜드바겐)’ 방식의 비핵화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로 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능숙한 협상가로 자평하며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핵심적인 제재조항들을 해제하자고 요구하면 미국이 당연히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고 백업 플랜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뉴욕타임스는 정상회담에 관여한 당국자 6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이같이 평가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사항은 역대 미국 행정부에서 북한의 반대에 부닥쳤던 내용과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진들은 일괄타결 방식의 비핵화 가능성을 사실상 ‘제로’로 봤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감을 갖고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제재들을 해제하자는 김 위원장의 요구사항 역시 미국 입장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웠다.

뉴욕타임스는 "폼페이오 장관은 ‘영변만으로 합의하면 곳곳에 핵 프로그램을 숨겨둔 젊은 지도자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으로 비칠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실무협상에서도 북한과 미국의 시각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실무협상에서 노후화된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제재 완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했고, 정작 북한 협상팀은 ‘오직 김 위원장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영변 핵시설 내부의 어떤 시설을 해체할지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없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전용 열차에 올라 베트남으로 향한 시점까지도 실무협상은 교착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영변 카드’를 내세워 5건의 대북제재를 해제해달라고 요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일괄타결로 맞섰다는 것이다.

북미회담과 관련해 익명의 당국자는 CNN방송에 "김정은 위원장은 ‘백업 플랜’이 없었다"면서 "선언문에 서명할 것으로 매우 자신있게 기대하면서 하노이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CNN에 "북한은 영변의 모든 것을 내놓으려 했다. 공식적인 문서의 형태로 완전히 해체하려고 했다"면서 "북한은 아주 진지하게 협상에 나섰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대표단이 그 제안을 거절하고 떠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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