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끝?’ 美에 백기든 中...22조 규모 LNG 수입안 제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04 11:08

WSJ "중국, 美셰니에르로부터 20조원 규모 LNG 수입 제안"
미국산 LNG에 10% 관세 부과하던 것과 대조적
中, 무역분쟁 장기화로 성장 코너 몰려..美에 당근책

▲(사진=연합)


미중 무역협상이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에 무역협상 합의안 중 하나로 20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하겠다고 제안해 눈길을 끈다.

3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중 협상이 오는 27일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정식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정도까지 진전됐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농산물과 화학제품, 자동차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나 무역 제한 조치를 낮추는 것을 제안했고, 미국 역시 지난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가운데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을 철회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합의안의 일환으로 자동차 벤처 기업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제한 해소 일정을 앞당기고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15%에서 더 낮추는 것을 포함해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이 내놓은 합의안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LNG 수입과 관련해 미국에 백기를 들었다는 부분이다. WSJ에 따르면 중국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중국석유화공·中國石化)은 미국의 LNG 업체 셰니에르 에너지(Cheniere Energy)로부터 180억 달러(약 20조2320억원) 규모의 LNG를 수입하는 안을 합의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미국 간 LNG 전쟁은 작년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중국이 미국산 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원유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것이다. 결국 중국은 작년 9월 미국산 LNG에 대해 10%의 추과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무역전쟁 이전까지 한국, 멕시코에 이은 미국의 주요 LNG 수입국이었다. 외신에 따르면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은 전체 미국 생산량의 14%에 달했다. 그러나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지난해 6월에는 한 척의 수송선박만 중국에 도착했고 7월에는 그나마 한척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당시 미국의 LNG산에 관세 부과 카드를 던진 것은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 비중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중국 해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은 지난해 67% 증가했지만 전체 중국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중국의 LNG 수입 가운데 상당수는 카타르와 호주가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중국의 보복 조치에 굴하지 않고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와중에도 ‘양보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고성장 시대를 떠나 경제성장이 급속하게 둔화되던 중국은 무역전쟁으로 추가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했다. 결국 미국에 고집에 코너로 몰린 중국이 미국산 LNG 대규모 수입이라는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중국이 타협안을 제시했음에도 미국의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WSJ은 "미중 무역합의 타결 이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최소한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중국이 보복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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