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책사업마저…외면받는 韓태양광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04 15:09

전남 솔라시도 등 국책사업 잇따라 中모듈 도입 검토중
업계 "국산 쿼터제 등 필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국내 태양광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대규모 국책사업에서마저 경제성을 이유로 국산이 아닌 중국산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관련 산업 육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남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솔라시도’에는 총 4000억원 규모의 태양광발전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100메가와트(㎿) 태양광 발전단지와 255메가와트시(㎿h) 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 설치사업이 추진된다. 해당 시설이 설치되면 솔라시도는 태양광으로 도시 전력을 100%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업에는 전라남도와 전남개발공사 등 공공기관이 총 사업비의 21.2%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들 기관은 특수목적법인(SPC) 사업시행자로서 지분에 참여했다. 전남도청에 따르면 ‘기업도시특별법’에 의거해 해당사업은 국책사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솔라시도 스마트시티를 바라보는 국내 태양광 기업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업에서 중국산 모듈도입이 검토되고 있다"며 "국내에서 태양광 관련 대형 단지가 들어서는 것인데 국내 기업이 외면받는 것은 산업 육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호소했다.

▲태양광발전단지와 스마트팜을 조성하는 솔라시도(전남 영암·해남 관광레저형기업도시) 구성지구 개발계획 [제공=서남해안기업도시개발]


2024년까지 2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 단지를 구축 중인 ‘철원 두루미 태양광발전소’ 역시 중국산 모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를 보면 중국모듈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014년 16.5%였는데 지난해에는 27.5%까지 늘었다. 정부가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없이 중국 업체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 셀 생산 기준으로 상위 10개 기업 중에서 8개가 중국 기업이다. 이들 중국 태양광 기업은 2016년 기준 전 세계 태양광 셀 시장의 44.5%, 태양광 모듈 시장의 59.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태양광협회는 "예전엔 국가가 참여하는 사업에서는 외산사용에 대해 조심스러워 했지만 지금은 경제성을 이유로 노골적으로 외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적어도 대형 국책사업 만큼은 국내 태양광 모듈을 이용해야 국내 업체도 육성이 되지 않겠냐"며 "정부차원의 제도적·비제도적 지원책 마련을 통해 국산 태양광 모듈의 보급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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