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文 대통령 강한 어조에 기재부 입장 바꿔 "휘발유·경유 상대가격 조정검토 대상"
경유가격, 휘발유 대비 120% 올라가도 미세먼지 절감 1.2% 그쳐…실효성 의문


경제활력 제고·일자리 창출…기재부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 발표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최근 일주일 가까이 한반도를 강타한 미세먼지에 ‘경유세 인상안’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기재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미세먼지와 관련해서 휘발유와 경유 간 상대가격 조정은 검토해야 할 대상이다. 휘발유와 경유 간 상대가격은 100대 85 수준에 있다가 유류세 인하로 100대 93 정도에 와 있다. 이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그룹의 평균 비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종 간 상대가격 조정은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몇 대 몇까지 조정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정부 세입기반 확충 과제로 휘발유와 경유 간 상대가격 조정을 권고한 바 있다. 당시 기재부는 "경유세 인상은 의견대립이 첨예한 사안이기 때문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등 관계기관과 공동으로 연구용역을 검토중"이라면서 "정부가 바로 특정 방향으로 결단을 내릴 성격의 정책이 아니다. 연구용역을 해봐야 하고, 여러 가지 대책을 세워야 하는 엄청난 작업"이라고 난색을 표시했다.

2년 전인 2017년에도 경유세 인상안이 논의된 바 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지시로 기재부, 산업부, 국토부, 환경부 소속 4대 국책연구기관은 공동 연구를 통해 경유가격이 휘발유 대비 120%까지 올라가도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1.2%에 그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극단적으로 경유가격을 현행 2배까지 인상하더라도 미세먼지 배출량은 2.8%에 그칠 것이라는 연구결과까지 나와 경유세 인상은 없던 일이 됐다. 특히 경유는 영세 자영업자나 운송업자, 소상공인이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경유세를 인상하면 이들의 생존권마저 위협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

하지만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최악의 미세먼지에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대책은 환경부 혼자 힘으로는 안 되는 일이니, 모든 부처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도록 대통령과 총리의 힘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라"면서 범부처 총력 대응 체제를 주문했고, "필요하다면 추경을 긴급 편성해서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강한 어조에 난색을 표하던 기재부도 경유세 인상안을 다시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에너지 전문가는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국내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는 상황에서 환경을 고려해 경유세를 인상하라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경유세를 인상하면 경유차를 운행하는 수많은 영세 자영업자와 운송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특히 미세먼지 배출 저감장치를 부착해 유로5 기준을 충족시킨 일반 경유차량마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는 것은 억울하다. 미세먼지 배출의 주범은 경유차량 중에서도 노후 화물차나 건설장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비상저감조치 공동 시행, 기술협력을 통한 공동 인공강우 실시, 한중 공동 미세먼지예보시스템 운영 등을 중점 추진하라"고 강조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경유세 인상안이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경유세 인상은 첨예한 사안이기 때문에 관련업계와 의견을 조율해야 하고, 기재부, 산업부, 환경부 등 부처간 연구용역도 필요하다"면서 "이러다 보면 올해를 넘겨야 하고, 내년은 총선, 2021년에는 대선이 있다. 엄청난 표가 걸려있는 경유세 인상안을 꺼내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연일 숨쉬기조차 두려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던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7일 ‘보통’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해제했다. 이날 오전 경기(57㎍/㎥), 인천(51㎍/㎥), 울산(46㎍/㎥), 전남(54㎍/㎥) 등 대부분 지역이 ‘나쁨’ 수준이지만, 전날보다는 대체로 농도가 낮아졌다. 오후에는 바람이 불어 대기 정체가 해소되면서 대부분 지역이 ‘보통’ 수준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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