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지난 여름엔 폭염으로 전력수급 역대최대, 한전 적자, 원전 산업 생태계 붕괴 

올 봄에는 미세먼지 원인으로 지목…"탈원전 때문"vs"아니다" 전문가 공방 과열 

지난 4일 오후, 미세먼지가 가득 차 있는 송도국제도시(위쪽 사진) 모습. 아래쪽 사진은 맑은 날씨를 보였던 같은 지역 모습.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가 지속되며 원인으로 탈(脫)원전이 지목되고 있다. 탈원전 정책은 지난해 여름 역대급 폭염으로 인한 전력수급 불안, 6년만의 한전 적자, 원전 산업 생태계 붕괴 등 숱한 비판으로 얼룩져 있다. 최근 들어서는 봄철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낮은 원자력발전 가동률과 그로 인한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발전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지적까지 제기되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서로 엇갈린다. 원자력계에서는 원전 가동률을 줄이면 자연히 탄소배출이 많고 대기오염이 심한 석탄이나 LNG 발전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최근 한국원자력학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야코포 본조르노(Jacopo Buongiorno)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대기오염은 잠재적 원전 사고보다 훨씬 더 현실적인 위협이다. 한국이 원전을 왜 줄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하며 "석탄이나 LNG 화력발은 원전에 비해 대기오염 물질을 많이 배출한다. 대기오염은 매순간 사람 건강을 해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면서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고 탄소도 배출하지 않는 발전원은 원전밖에 없다"면서 "원전을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 가동률을 낮추겠다고 하는데 이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며 "원자력 발전을 가스 발전으로 대체한다면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량은 결과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부가 원전과 석탄 화력발전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인 LNG 발전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LNG 발전은 초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국내외 연구결과에서 제시된바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LNG 발전은 같은 열량의 석탄 발전에 비해 연소 시 기체 상태로 발생하는 초미세 먼지가 2.35∼7.60배 많고, 특히 기체 상태로 배출됐다가 공기 중에서 식어 입자가 되는 이른바 ‘응축성 초미세 먼지 (CPM·Condensable Particulate Matter)‘는 LNG가 석탄보다 2.35배 많이 발생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입자 형태의 미세 먼지는 석탄 화력발전소에 설치된 필터로 걸러내지만 LNG 발전소에서 나오는 응축성 초미세 먼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제가 없는 실정이라며 입자와 기체 상태를 모두 합한 전체 미세 먼지 배출량은 오히려 LNG가 유연탄보다 2.18배 많다고 지적했다.

지난 6일 세계 기상 정보를 시각화해 나타내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오전 9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 대기 상황. 중국과 한반도에 이어 동해 상공까지 붉게 표시됐다. (사진=어스널스쿨 홈페이지 캡쳐)


한국원자력학회 측은 "서울대 연구팀과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를 보면 LNG발전소를 운영하면 할수록 더 많은 응축성 초미세 먼지를 발생시켜 국민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며 "에너지전환정책은 환경과 국민 건강은 물론 안정적인 전력 공급까지 모두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만큼 원전 비중을 줄이는 대신 LNG발전을 확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이라도 에너지전환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미세먼지 대응 방안과의 제대로 된 연계가 이루어질 수 있게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에너지전환포럼 양이원영 사무처장은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100% 사회와 수송과 난방의 전기화가 필요하다"면서 "석탄발전소 보다 미세먼지가 10분의 1 가량 적게 나오는 가스발전이 재생에너지 100% 사회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발전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양이원영 처장은 "수도권의 미세먼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충남에 위치한 30기 석탄발전소 18기가와트 설비를 중단해도 전력공급에 문제가 없다"면서 "기상영향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봄철에 전기수요가 낮으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수도권에 위치한 25기가와트(GW) 가스발전의 가동률을 높이는 것도 가능한데 이에 따라 석탄발전비중과 가스발전 비중이 바뀌게 되면 전기요금 인상요인은 가구당 적게는 1000원에서 높게는 2500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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