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브렉시트 운명, 이번주 표결로 갈린다...하원결정이 관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10 21:58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브렉시트(Brexit)를 3주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영국 하원은 이번주 3단계 투표를 통해 영국의 운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오는 12일 브렉시트 합의안 제2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진행한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했다. 하지만 영국 하원 승인투표에서 큰 표차로 합의안이 부결됐고 테리사 메이 총리는 EU와의 재협상을 추진해왔다.
 
메이 총리는 제2 승인투표마저 부결되면 다음날인 13일 영국이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여부를 표결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만약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마저 거부하면 다음날인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표결로 결정하게 된다. 

승인투표를 앞둔 주말 영국 내각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또다시 부결될 경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혼란이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이날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며, 만약 하원이 승인투표를 부결시키면 브렉시트 결정이 되돌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맷 핸콕 보건부 장관은 스카이 뉴스에 출연해 승인투표가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하면 이후 불확실성만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인투표 통과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수당 스티브 베이커 의원과 민주연합당(DUP) 나이절 도즈 의원은 이날 일간 텔레그래프 일요판인 선데이텔레그래프 기고문에서 승인투표 부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베이커 의원은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 부의장이다. 도즈 의원은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원내대표다.
  
이들 그룹은 지난 1월 중순 브렉시트 승인투표에서 기록적인 표차로 합의안이 부결되는 것을 주도했다. 두 의원은 "EU 탈퇴협정에 변화가 없으면 하원에서 또다시 상당수의 보수당 의원과 DUP 의원의 반대로 승인투표가 부결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1월보다 더 큰 표차로 합의안이 부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두 의원은 브렉시트 시점 연기에 대해서도 정치에 대한 대중 신뢰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으며, 불확실성을 연장해 정치적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메이 총리는 현재까지는 EU 측으로부터 브렉시트 강경론자, 민주연합당의 마음을 돌릴만한 합의안 수정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인 더선데이타임스는 보수당과 내각 일부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메이 총리가 6월 말 이전 사퇴하겠다고 발표해야 한다며 압박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가 사퇴한 후 새 총리가 EU와의 무역협정을 포함한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관급 각료들은 비밀회동을 통해 메이 총리에게 사퇴를 요구할지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메이가 이를 거부하고 노동당이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면 보수당에서 이를 찬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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