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표준화 성공…공장 자동화 시스템으로 사이백·하이필터 등 집진기 1분이면 ‘뚝딱’
한중 미세먼지 전문가 TF팀 멤버…중국과 합작 현지에 집진기 생산 공장 건설 진행

충청남도 예산군 삽교읍 산단3길에 위치한 제이텍 공장 전경.


[충남 예산=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KTX를 타고 천안아산역에서 내려 자동차로 충남 예산군 삽교읍으로 향했다. 파란 하늘과 초록 들판으로 아름답게 보여야 할 지평선이 회색물감을 뿌려 놓은 듯 찌푸렸다. 얼굴이 일그러졌다. 최근 연일 한반도를 덮으며 국민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는 미세먼지였다. 이런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산업현장에서 바쁘게 뛰고 있는 ‘제이텍’을 찾았다.


◇ 특허만 32개·신기술인증 등 여러건

제이텍은 공장이 자동화 시스템으로 1분도 안돼 집진기 1대를 생산할 수 있다.


제이텍은 오염된 기체 속에 부유하고 있는 고체나 액체 미립자를 제거하는 장치인 집진기를 만드는 회사다. 충남도청이 있는 내포신도시에서 자동차로 10여분 떨어진 삽교산업단지에 둥지를 틀고 있다. 1995년 ‘지산환경산업’으로 사업을 시작해 산업환기시설의 미세먼지를 잡아내는 집진기로 1998년 환경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듬해 ‘열가압 인쇄용 테이프·파우더 집진장치’ ‘아연가스 정화처리장치’ 등 특허를 등록했고, 2000년 제이텍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현재 제이텍은 국내 화력발전소 대부분에 집진기를 납품하고 있다. 석탄 등의 원료를 컨베이어를 통해 이송하면서 발생하는 분진을 포집해 작업자들에 쾌적한 작업환경을 제공하고, 보일러 연소 후 발생하는 미세분진을 99% 이상 잡아낸다. 제철분야에서도 철을 생산하는 공정 중에 발생하는 분진을 제거하고 미세분진을 포집해 다시 재활용하는 집진기를 만들고 있다. 제이텍의 집진기는 구리, 아연,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을 융해·제련하는 공정 중 발생하는 불씨까지 제거한다. 제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만 32개에 달하고, 환경부의 녹색인증, 중소벤처기업부의 성능인증제품인증, 산업통상자원부의 신제품인증, 한국산업기술진흥협의 신기술인증 등을 받았다. 2015년 녹색경영대상 기업체 국무총리표창, 2010년 저탄소 녹색성장 친환경산업분야 환경부 장관상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 사이백·하이필터 대표 제품

중국 양매그룹 관계자들이 제이텍 공장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두훈 제이텍 대표는 "사이백은 분진농도가 높을수록 처리가스량이 많을수록 경제성이 더 증가한다"면서 "정부의 인증을 받아 공장에 설치하는 다른 집진기들은 미세먼지나 분진 제거율이 95% 정도라면 사이백은 99.9%를 제거한다. 석탄취급 집진설비나 라임스톤, 목재바이오매스, 연소가스처리, 시멘트, 제철소 등 집진설비 등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이백은 특히 원심력을 이용해 필터에 수분이 침투하는 것을 미리 방어하기 때문에 필터 교체를 2∼3년 정도에 하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집진기를 설치하면 2년 동안 이를 보장해 준다"면서 "최근 국내 석탄화력발전에서 화재사고가 많이 발생했는데 사이백으로 교체한 뒤 화재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제이텍을 대표할 만한 집진기는 2개 제품이다. 사이백(CY-BAG FILTRATION SYSTEM)은 원심력 집진기술과 여과 집진기술을 일체화한 것이 특징이다.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고속터빈을 이용한 진공청소기를 생각하면 된다. 사이백은 수분을 제거하고 고점성, 저비중, 고농도 분진을 말끔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필터 수명이 2년 이상이다. 다른 집진기들의 필터 수명이 2∼3개월인 것을 감안하면 유지비용이 대폭 줄어든다. 제이텍은 자동화 시스템으로 사이백을 생산하기 때문에 초기 설치비용도 다른 집진기에 비해 30∼40% 저렴하다. 

사이백 집진기의 표준화 모델.


제이텍은 2015년 사이백의 표준화에 성공해 처리용량에 따라 7개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사이백 1’ 모델은 처리량이 96∼184 CMM(분당처리용량)으로 16개의 필터가 들어가고 외경이 150㎝이다. 가장 큰 ‘사이백 7’ 모델은 처리량이 744∼1428 CMM으로 124개의 필터가 들어가고 외경은 380㎝이다. 필터 길이는 150∼240㎝로 동일하다.

장두훈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이 표준화이다. 다른 업체들은 이 표준화를 못했기 때문에 공장에서 집진기 설치 의뢰를 받으면 공장의 사이즈를 제고 설계에 들어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지만 우리는 표준화를 통한 공장 자동화 시스템에 성공해 사이즈만 입력하면 1분도 안돼 집진기 하나를 만들어 낸다"면서 "1000 CMM 기준으로 다른 업체의 집진기가 4억5000만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면 우리는 3억원이면 충분하다. 이것도 아직 수요가 적어 그런 것으로 수요만 늘어나면 사이백 생산 비용을 훨씬 다운시킬 수 있다. 표준화 자동생산을 통해 성능, 가격을 혁신하며 이를 기반으로 경기가 어려울 때 저렴한 비용으로 공급해야 사용자가 쉽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IoT 기술을 접목해 관리해야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필터(HI-FILTRATION SYSTEM)는 환경부의 ‘ECO-21 R&D 프로젝트’ 자금을 지원받아 개발한 기술이다. 정전기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타입 집진설비로 1차로 먼지들이 서로 붙게 만든 뒤 2차 여과 필터로 먼지를 제거한다. 미세먼지(PM 10), 초미세먼지(PM 2.5)를 99% 이상 잡아내고 일반 여과방식보다 5배 빠른 여과속도를 자랑한다. 규모가 큰 화력발전소, 시멘트·소석회 생산 공장, 미세먼지 발생 사업장, 폐기물 처리 시설 등에 용이하다.

장 대표는 "하이필터는 조합형 집진장치, 일체형 집진장치, 탈황·탈질·폐열회수 시스템 등 국내와 중국에 6개의 특허를 등록했다"면서 "규모가 커 국내에는 서원 마도공단과 서천화력발전소 2곳에만 공급했지만 앞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중국 사업 확대 현지 합작공장 건설 계획

제이텍 장두훈 대표(오른쪽)가 중국 양매그룹 회장과 현지 합작공장 건설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제이텍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중국 사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세먼지가 가장 많은 중국 산서성(山西省)을 오가며 공을 들인 장 대표는 2009년 동매그룹에 사이백 3대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기술을 인정받아 2016년 판매대수를 32대로 늘렸고, 한·중 미세먼지 실증사업을 통해 2017년 노안그룹에 36대, 동매그룹에 36대를 판매하는 등 빠른 속도로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세먼지와 전쟁을 펼치고 있는 중국은 제이텍과 합작해 중국 현지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장두훈 대표는 "얼마전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리간제 중국 생태환경부장이 만나 양국의 미세먼지 저감 방안을 논의하고, 국내 기업들의 미세먼지 저감 기술이나 제품 등을 중국 측에 소개했다"면서 "중국이 제이텍과 합작공장 건설에 더 안달이다. 모든 공장 건설자금은 양매그룹이 대고 우리는 기술이전을 통한 30%의 지분을 받기로 했다. 중국 현지에서 자동화 시스템으로 집진기를 생산한다면 수많은 중국 석탄화력발전소나 영세 공장에 집진기를 빠르게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두훈 제이텍 대표.


장 대표는 한중 미세먼지 전문가 TF팀의 멤버이기도 하다. 이승묵 서울대 교수, 김용표 이화여대 교수, 조철 산업연 부장, 추장민 KEI 부원장, 박기서 코트렐 부사장 등 대기과학, 정치·외교, 산업, 국제법, 기후 등 4개 분야의 전문가 23명과 환경부·외교부 관계자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TF팀은 중국발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법은 논의하고, 올해 상반기 내로 한중 미세먼지 저감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환경부 이정용 미세먼지대책 팀장은 "중국발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제이텍과 같은 좋은 환경기술을 가진 우리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확대하면 중국발 미세먼지 절감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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