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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김상조 공장거래위원장의 재벌관을 두고 논란이다. 

김 위원장이 12일(현지시간) 세르비아 경쟁당국 국제회의에서 발표한 재벌 관련 발언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전에 공개된 김 위원장의 원고 초안에는 '재벌은 사회적 병리현상'이라는 다소 직설적인 표현이 들어갔지만, 실제 강연에서는 '나는 재벌을 좋아한다'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논란을 의식해 발언 수위를 낮췄다는 비판이 나온다. 외국 공무원 앞에서 한국 대기업을 비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수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공정위 실무진의 잇따른 실수가 겹친 '해프닝'으로 보는 것이 본질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제의 표현이 담긴 초안은 실무진이 사전에 작성한 말 그대로 '초안'일 뿐 외부에 공개할 자료가 아니었다고 공정위는 해명했다.

다만 공정위 대변인실이 김 위원장의 유럽 출장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면서 실수로 해당 초안까지 언론에 공개해 사달이 났다는 것이다.

'달변가'로 통하는 김 위원장은 통상 실무진이 사전에 작성한 외부 발표 초안을 끝까지 확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강연 직전 모인 청중의 성격, 현장 분위기, 최신 정보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기에 초안이 그대로 발표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이날 세르비아 경쟁당국을 향해 '경쟁당국은 기업 등 비판자들로 둘러싸여 있어 외롭다. 당신들도 외로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친구'라는 초안에 없는 발언을 즉흥적으로 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초안에는 한국의 경제발전과정에 따른 경쟁법 도입 역사와 집행 경험, 한국의 특수한 경제여건에 따른 재벌정책 주제만 있었지만, 즉석에서 '한국의 경제 발전 핵심 전략' 내용을 추가했다. 재벌 관련 내용만 달라진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초안에 있던 '사회적 병리현상'이란 표현을 실제로 구사하지 않았지만, 경제 권력이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정치, 종교, 언론, 이데올로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강도 높은 재벌 비판 발언은 실제 강연에서 그대로 했다.

무엇보다 해당 발표의 전체 주제는 한국 경제와 공정위의 발전사를 소개하며 세르비아 경쟁당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김 위원장은 과거에도 '재벌은 소중한 자산', '재벌을 사랑한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재벌을 해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소중한 자산이기에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평소 소신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공무원의 '코드 맞추기'가 더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재벌의 문제점을 비판하려다가 실무진에서 '오버'를 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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