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오렌지라이프 편입·아시아신탁 인수·인터넷은행 진출 등 완벽 포트폴리오 구축


신한·KB·KEB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등 5대 금융사는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승리로 금융그룹 지형이 한차례 재편된 후 올해는 멀찌감치 달아나려는 신한금융과 뒤를 쫓는 4대 금융사 간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질 예정이다. 
각 금융사들은 계열사 수장들에 대한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을 전환점으로 삼고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 글로벌, 디지털 등 다양한 전술을 키워드로 내걸며 올해를 ‘퀀텀점프’를 이루려는 한 해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5대 금융사들의 생존 전략과 청사진을 금융사별로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신한금융)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에게 올해는 의미있는 한 해다. 그룹의 중장기 전략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2020 SMART Project)’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 해인 데다 사실상 임기가 마무리되는 한 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를 꿰차면서 2017년 2등으로 밀려났던 수모를 극복했다. 올해는 신한금융 뒤를 쫓는 다른 금융그룹들과 더 큰 폭의 격차를 내기 위해 전력질주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진옥동 신한은행장,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 수장 7명이 바뀌면서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됐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편입과 아시아신탁 인수에 성공하면서 비은행부문 체력강화에 성공한 만큼 올해는 금융권 생존키워드인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확장에 더욱 주력하며 내실 다지기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 리딩금융 꿰찬 신한금융…은행-비은행 ‘균형 성장’

신한금융그룹.(사진제공=신한금융)


신한금융은 지난해 KB금융그룹을 제치고 리딩금융 왕좌를 탈환했다. KB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뺏긴 뒤 1년 만이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서고 있었으나 4분기에 KB금융을 따돌리며 역전승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3조1983억원으로 전년의 2조9492억원에 비해 8.4% 더 확대됐다.

특히 은행과 비은행 부문에서 모두 앞서며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자랑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2조279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리딩뱅크 자리도 탈환했다. 이자이익이 늘었고 대손충당금이 줄며 전년의 1조7123억원에 비해 33%나 성장했다. 경쟁사인 KB국민은행 순이익은 2조2243억원으로 전년의 2조1750억원에 비해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은행 부문에서도 신한금융이 선두 자리를 치고 나갔다. KB금융과 비교하면 11개 비은행 계열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신한금융은 약 1조500억원, KB금융은 약 1조100억원이다. 비은행 부문에서 신한금융은 전년대비 23%, KB금융은 11%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이 승기를 잡았다. 업황 불황 속에서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대폭 하락했으나 이밖의 대부분 계열사들이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017년 신한카드 충당금 환입과 유가증권 매각이익을 제외하면 비은행에서 16%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올해부터 신한금융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성적이 일부 반영되기 시작해 추가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는 점이다. 올해는 대출규제에서 비롯한 가계대출 축소 등으로 은행이 높은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어 금융그룹에서 비은행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비은행 보강에 성공한 신한금융에게는 유리한 셈이다. 지난해 신한금융에서 은행과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각각 69%와 31%였다. 전년에 은행과 비은행이 56%, 44% 정도로 비은행 비중이 높았던 것에 비해서는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다시 높아졌으나,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로 비은행 부문이 확대되면 올해 약 3000억원의 순이익이 더 발생할 것으로 금융권은 예상하고 있다.


◇ 은행 진옥동호, 생명 성대규호 출항 대기…인터넷은행까지, 변화의 신한

(왼쪽부터 시계방향)진옥동 신임 신한은행장, 성대규 신한생명 신임 사장,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신임 사장, 이창구 BNPP자산운용 신임 사장, 이기준 신한신용정보 신임 사장, 최병화 신한아이타스 신임 사장, 허영택 신한캐피탈 신임 사장.(사진제공=신한금융)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조직 변화를 예고했다.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신한캐피탈 등 7개 계열사에 50대 젊은 인물을 새로 배치했고, 이달 선임이 확정되면 새롭게 정비된 조직이 탄생하게 된다.

특히 연임이 예상됐던 신한은행의 위성호 행장 대신 진옥동 부사장을 신임 행장으로 내정하며 신한은행에 대한 변화를 시도했다. 진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올해 59세다. 신한은행에서 일본 오사카지점장을 지냈고 일본 외국계 은행 현지법인인 SBJ은행 출범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2011년 일본 SH캐피탈 사장, 2014년 SBJ은행 부사장을 맡는 등 일본에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한 일본통으로 유명하다. 진 행장 취임에 따라 신한은행이 해외시장 강화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신한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따라 2020년에는 해외 손익 비중을 20%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상 올해가 마지막이라 해외에 대한 집중도를 더욱 높여야 하는 시기다. 그중에서도 신한은행은 현재 20개국에서 163개 네트워크를 가지는 등 해외진출을 주도하는 중요한 계열사로 의미를 가진다. 신한은행 해외 당기순이익 비중은 2011년 5.2%(1256억원)에서 지난해말 14.1%(3215억원)까지 늘었다. 자산은 3조1404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신한생명 신임 대표에는 성대규 전 보험개발원장이 내정되면서 오렌지라이프와의 화학적 결합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예정이다. 1967년생으로 올해 53세인 성대규 내정자는 재경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보험관련 업무만 22년 수행해온 보험통이다. 이에 앞서 정문국 현 오렌지라이프 대표가 신임 사장에 내정됐으나 노조 반발에 부딪힌 후 새로 내정된 만큼 조직을 안정적으로 결합시켜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생명보험업계 불황 속에서도 보장성보험으로 재편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순이익이 전년대비 8.6% 증가한 1310억원을 기록하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여기다 자산규모 업계 6위인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의 14번째 자회사로 편입되며 신한금융의 생보업계 입지는 더욱 강화됐다. 향후 두 보험사 간 완전 통합이 이뤄지면 빅3를 노리는 ‘공룡 보험사’가 탄생한다. 성 신임 대표의 지휘 아래 통합작업을 시작하게 되는 지금이 신한생명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 김병철 사장, 신한BNPP자산운용 이창구 사장, 신한캐피탈 허영택 사장, 신한아이타스 최병화 사장, 신한신용정보 이기준 사장 등이 새롭게 발탁됐다. 신한카드 임영진 사장, 신한저축은행 김영표 사장, 신한DS 유동욱 사장, 신한대체투자운용 김희송 사장 4명의 사장만 연임하며 파격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 인수를 통한 부동산신탁업 진출도 타진하는 등 변화를 통한 몸집불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또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손을 잡고 인터넷은행 출범도 추진하면서 새로운 시장 진출도 시도 중이다. 조 회장은 올해 지난해와 같은 ‘더 높은 시선, 창도하는 신한’을 그룹 슬로건으로 내걸며 ‘확장과 쇄신’을 주요 키워드로 강조했다. 새롭게 구축된 진영을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 ‘매트릭스 조직’으로 그룹 역량 결집…생존 키워드 ‘글로벌·디지털’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월 2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신한금융)


신한금융은 그룹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매트릭스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조 회장이 강조하는 ‘원 신한(One Shinhan)’ 전략에 맞게 계열사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매트릭스 조직이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매트릭스 조직은 계열사별 장벽을 없애고 공통된 업무는 하나의 조직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지주사와 그룹 계열사 간 전략 실행을 민첩하고 속도감 있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한금융은 기존에 자본시장(GIB), 투자운용사업(GMS), 글로벌, 자산관리(WM) 부문에서 매트릭스 조직을 운영했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전략, 재무, 리스크관리 등 주요 업무지원 영역까지 매트릭스 조직으로 개편하고 사업부문장 체제로 운영된다. 지주회사 브랜드와 홍보, 사회공헌 담당 임원과 본부장도 은행의 동일 업무 책임자를 겸임하는 체제로 바꾸면서 그룹사 간 시너지를 더욱 극대화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무엇보다 의사결정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매트리스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생존 키워드로 꼽히는 ‘글로벌’과 ‘디지털’ 선점에도 박차를 가한다. 진 신한은행장 선임은 물론 올해 신한금융 신규 사외이사로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대표 등 글로벌 IB 등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들을 새로 발탁한 것 또한 해외부문 강화를 노리는 전략이란 풀이가 나온다. 신한금융은 베트남에서 1위 외국계 은행으로 자리잡고 있는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해외 순익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 해외 손익은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 신한은행 진출 성공에 따라 신한카드 등의 계열사 진출도 활발하다는 점은 그룹의 시너지 역량을 잘 보여주는 경우다. 

신한금융그룹 자본시장(GIB) 사업부문제.(사진제공=신한금융)


단순 은행 영업을 넘어 지주, 은행, 금융투자, 생명, 캐피탈이 결합한 GIB를 강화하며 해외 자본시장 부문도 확대한다. 신한금융은 2020년까지 해외 투자 역량을 강화해 자본시장 손익 비중을 14%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에도 전력투구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2월 슈퍼 앱 ‘신한 쏠(SOL)’을 출시하며 인터넷뱅킹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은행 전 업무에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국내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벌어들인 영업수익은 1조1859억원 규모에 이른다. 디지털 전환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 선점을 위한 주요 전략이 된다. 해외에서 처음 베트남 쏠을 출시한 것은 물론 일본, 인도 등에서의 비대면 상품 출시, 해외 IT기업과의 업무협약 체결 등 해외 시장의 보폭을 넓히며 해외 디지털 트랜드를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올해는 2020년 아시아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한 해다"라며 "임직원 전체가 혼연일체가 돼 원 신한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최고 금융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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