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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취임 후 처음으로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LG디스플레이 연구원과 함께 ‘투명 플렉서블 OLED’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LG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LG ‘구광모호’가 순항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 별세로 지난해 6월 LG그룹 회장으로 등장한 그는 지난 260여 일간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광모 LG 회장은 특히 이 과정에서 과감한 결단과 안정적인 기업 운영, ‘오너 경영’의 책임감도 보여줬다는 시각이다.

지난 15일 구 회장 취임 후 첫 LG그룹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LG전자·디스플레이·화학·유플러스·상사·생활건강 등 LG그룹 6개 계열사는 이날 일제히 주총을 열고 이사회 인사를 대거 교체했다. 숙부인 구본준 ㈜LG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데 이어 이날 LG전자 이사진에서도 물러났다. 구 부회장은 이달 말 퇴임하고 내달 고문 자리로 이동한다.

권영수 ㈜LG 부회장은 LG전자 뿐만 아니라 LG디스플레이에서도 기타 비상무이사에 선임됐다. 양사는 주총에 이어 곧장 이사회를 열고 권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권 부회장은 LG전자·디스플레이·유플러스 등 그룹 내 정보기술(IT)·전자 계열사 의사 결정에 본격 참여하게 되면서 LG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사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망이다.

권 부회장 취임으로 기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만 맡게 된다. 이는 경영과 이사회 기능을 분리하는 최근 재계 기조에 발 맞춘 움직임으로, 구광모호 체제를 공식화한 것인 동시에 구 회장의 안정적인 기업 운영을 보여주는 일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최근 재계 흐름과 궤를 같이 하면서도, 계열사간 시너지를 도모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결단과 안정성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구 회장의 결단은 최근 여러 굵직한 의사 결정에도 나타나고 있다. LG는 지난 12일 130억 원 규모의 공기청정기 1만 대를 정부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는 오너 경영인으로서 책임감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재계 일각에선 "기업의 이 같은 대규모 무상지원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라며 "이러한 핵심 의사 결정에는 총수의 의지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LG의 공기청정기 기증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에 "LG가 정부에 공기청정기 1만 대를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드러났다.

구 회장은 미래 먹거리 기반도 다져나가고 있다. 먼저 대표 계열사인 LG전자의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연구개발(R&D)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 2017년 4분기 49개였던 LG전자의 연구소는 구 회장 취임 후인 지난해 3분기 54개로 늘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공기과학연구소와 식품과학연구소가 잇달아 문을 열었다.

구 회장은 지난해 대표로 부임 후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가장 먼저 방문하기도 했다. LG사이언스파크는 LG그룹의 융·복합 연구단지로 LG의 R&D 산실이다. 구 회장은 또 올해 첫 대외 행보로 지난달 이곳을 방문했다. 끊임없는 R&D로 회사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이를 통해 주력 분야에서 기술 주도권을 지속 유지하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란 평가다.

관련 업계는 올해 구 회장 체제가 본궤도에 오르며 LG그룹이 미래 사업을 위한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LG그룹의 주총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권 부회장이 ICT 등 그룹 미래 사업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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