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중단 고려" 北 최선희 회견에도 트럼프 '묵묵부답'...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18 07:26

볼턴, 폼페이오에 마이크 맡기고 트럼프 '침묵' 유지
비핵화 협상 판 깨지는거 막고 협상테이블 유인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협상 중단 검토' 선언에도 북한 문제에 대해 아무런 발언을 하지 않으며 '신중모드'를 유지하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적인 발언을 자제하는 동시에 외교·안보 투톱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마이크를 맡긴 모습이다.

이는 북한과의 협상에서 완전히 판이 깨지는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막고 협상 테이블로 오게 하려는 상황 관리 차원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17일(현지시간) 민주당과 지난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가짜뉴스', 고인이 된 '정적'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국내 이슈를 놓고 '총질'을 하는 트윗을 여러 건 올렸지만, 북한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아일랜드에 기독교를 전파한 패트릭 성인을 기리기 위한 '성 패트릭의 날'인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을 빼고는 공개 일정을 별도로 갖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침묵'을 유지하는 사이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의 발언이 방송을 탔다. 지난 15일 녹음된 뒤 이날 방송된 것으로 보이는 인터뷰에서 볼턴 보좌관은 최 부상이 기자회견에서 핵·미사일 실험 모라토리엄(유예)을 계속 유지할지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한 데 대해 "도움이 안 되는 발언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 해야 할 일을 기꺼이 할 의향이 없었다며 협상 태도를 비판하는 동시에 중국을 향해서도 엄격한 제재 이행을 주문하는 등 강경 발언을 내놨다.

볼턴 보좌관은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 위협을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를 원한다"며 강온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며 수위조절에 나섰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진=AP/연합)


앞서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지난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이 충분치 못했다며 미사일과 무기 시스템 등 전체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전체를 비핵화 대상으로 다시금 못 박으면서도 협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이 감지됐을 때도 극도로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에도 "매우 실망할 것"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상황에 대한 미 당국의 진단과 이후 대응 방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태도는 일단 북한이 비핵화 협상 궤도에서 완전히 벗어나 판이 깨지는 극단적 시나리오는 막고 협상 테이블로 다시 견인하려는 '상황관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섣부른 맞대응으로 파장을 키우기보다는 정확한 의도 파악 등을 통해 현 국면을 정확히 분석하고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최 부상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협상 결렬 '책임자'로 몰아 공개 비난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추켜세우며 분리 대응함으로써 톱다운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즉각적 대응 대신 신중 기조를 보이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동시에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견제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결과발표 임박 등 국내 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도 대북 행보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 폭을 좁히는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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