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칼’ 빼들자 현대홈쇼핑·세이브존I&C 주가 '화들짝'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19 16:56

배당확대 요구하자 현대홈쇼핑 작년 11월 이후 27% ‘쑥’
올 17% 급등한 세이브존은 주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현대홈쇼핑, 현대차 등을 대상으로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압박하면서 관련 기업들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만 모든 기업들이 기관들의 의견을 다 수용하는 것은 아닌 만큼 투자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현대홈쇼핑, 부진 털고 주가 ‘고공행진’...실적 기대감도 UP

▲현대홈쇼핑 연초 이후 주가 추이.(사진=구글 화면 캡쳐)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홈쇼핑 주가는 올해 2월 1일 10만4000원에서 이달까지 10% 넘게 올랐다. 지난해 11월 13일 장중 8만96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무려 27% 넘게 급등했다.

현대홈쇼핑 주가가 급등한 것은 지난해 주가 부진으로 인해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커진데다 올해 연결 대상 법인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현대홈쇼핑의 100% 자회사인 현대렌탈케어의 영업적자 규모가 지난해 230억원에서 올해 130억~140억원 수준으로 연간 100억원 가량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12월 인수한 종합 건자재 기업 현대L&C(구 한화L&C)가 올해 1분기부터 연결 실적으로 반영되는 점도 이익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최근 미국 투자회사 돌턴인베스트먼트,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VIP자산운용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현대홈쇼핑을 대상으로 주주가치 개선을 요구한 점도 현대홈쇼핑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대홈쇼핑 지분을 각각 2.5%, 0.14% 보유하고 잇는 돌턴과 밸류파트너스는 오는 28일 열리는 현대홈쇼핑 주총에서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해 주주들을 설득하고 있다. 이들은 잉여현금흐름을 현금성 자산으로 계속 쌓아놓으면서 상장 전 60% 이상이었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계속 하락해 10% 미만까지 떨어진 만큼 자사주 매입, 소각, 배당 증대 등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주당배당금이 1900원으로 경쟁사인 GS홈쇼핑(7000원)에 비해 낮은 만큼 주주가치 증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홈쇼핑 본업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고, 보유 중인 순현금 등을 감안하면 배당여력은 충분하다"며 "배당확대나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가치 증대를 위한 노력이 수반된다면 주가도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L&C 인수, 2015년 현대렌탈케어 설립 등 각종 투자를 단행하면서도 거의 매년 배당금을 꾸준히 확대했다"며 "회사 경영 상황을 보지 않고 단순 경쟁사와 비교해 주주가치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 현대차, 기관-외인 공방 속 주가 ‘횡보’...세이브존은 ‘상승세’





최근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주주총회 대결에서 초반 승기를 잡은 현대차 주가는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 주가는 기관과 외국인 간의 공방 속에 지난달 25일부터 이달까지 2% 남짓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은 현대차 주식을 1407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1556억원어치 사들이며 줄다리기를 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사측이 제안한 안건에 찬성하라고 권고한데다 현대차 역시 자체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안을 발표했지만, 현대차 주가는 연초 이후 8% 오른 이후 뚜렷한 방향타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세이브존I&C 주가는 연초 대비 17%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홀드코자산운용이 세이브존I&C의 배당액을 보통주 1주당 400원으로 확대하라고 주주제안을 했지만, 이같은 요구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최근 주가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망세가 짙어졌다. 홀드코가 요구한 금액은 세이브존I&C의 지난해 주당 배당금(50원) 대비 8배에 달하는 규모다. 만일 홀드코의 제안을 수용하게 되면 세이브존의 배당금 총액은 151억원으로 연간 당기순이익(254억원)의 80%에 달하는 금액을 배당으로 지급해야 한다. 세이브존I&C는 홀드코가 제안한 ‘보통주 1주당 400원’ 현금배당안을 오는 22일 열리는 정기주총 의안으로 상정했다. 회사 측은 "주당 400원이라는 배당금은 이사회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다만 배당금에 대해 맞다, 틀리다 식으로 따지기보다는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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