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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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참이슬’로 국내 소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가 그간 부진했던 맥주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며 성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히트작인 ‘필라이트’를 통해 발포주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6년만에 맥주 신제품 ‘테라’를 출시해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하이트진로는 21일 테라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 녹색병에 독특한 토네이도 패턴을 적용하는 등 외관부터 싹 바꿨다. 기존 맥주와 완전히 차별화된 원료·공법을 적용해 ‘청정라거’ 이미지를 구현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테라는 호주에서도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의 맥아만을 100% 사용해 제작된다. 발효 공정에서 자연 발생하는 탄산만을 100% 담아 만든 것도 특징이다. 출고 가격은 기존 맥주와 동일하고, 알코올 도수는 4.6%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번 신제품은 원료, 공법부터 패키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을 완전히 차별화했다"며 "대한민국 대표 맥주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는 발포주 시장은 이미 필라이트가 점령한 상태다. 국내 최초 발포주인 필라이트는 출시 1년 10개월여만인 이달 초 5억캔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1초에 8캔씩 판매된 꼴로, 캔을 연결하면 지구 둘레를 1.6바퀴 돌 수 있는 수량이다. 필라이트가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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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법상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필라이트는 뛰어난 가성비와 고유한 풍미를 바탕으로 매니아층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다. 필라이트의 흥행에 힘입어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904억 원)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이트진로는 올해도 소비자 접점에서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인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테라가 과거 ‘하이트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필라이트와 참이슬이 회사를 밀고 있는 만큼 테라가 ‘당겨주는’ 역할을 하면 크게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깔린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조선맥주 시절 연구개발에 몰두해 ‘하이트’ 신제품을 내놔 시장 판도를 바꾼 바 있다. 박문덕 회장은 1993년 하이트에 ‘천연 암반수로 만든 맥주’라는 콘셉트를 입혔다. 이후 3년만에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15년간 선두를 유지했다.

당시 상황과 현재 하이트진로가 놓인 처지는 닮은 구석이 많다는 평가다. 박 회장이 ‘사활을 걸고’ 하이트 신제품을 내놨듯 테라 역시 회사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제품이다. 하이트진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오비맥주 ‘카스’에 밀려 맥주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점유율도 오비맥주가 60% 가깝게 가져갈 동안 하이트진로는 20% 수준에 머무는 중이다. 맥주 사업 부문은 5년 넘게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누적 손실액은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테라’ 공개 행사장에서 "(테라 출시를 계기로) 어렵고 힘든 맥주 사업에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며 "반드시 재도약의 틀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대표는 "이번 신제품은 하이트진로가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상징과도 같다"며 제품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철 맥주 성수기가 다가오는데다 미세먼지 문제 등이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은 만큼 ‘청정라거’ 이미지를 내세운 테라가 돌풍을 일으킬 환경은 갖춰졌다"며 "신제품이라 인지도가 낮은 만큼 소비자와 어떻게 소통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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