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자료 넘겨줬다" 일부 의혹 눈초리에 "사실 무근" 현대카드 펄쩍


[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매형’과 ‘처남’이 의심을 받고 있다. 카드사들이 현대자동차와의 가맹점 수수료 협상에서 완패한 가운데 비난의 화살이 금융위원회에 이어 ‘현대카드’에게로 날아갔다. 현대자동차그룹 소속의 현대카드가 카드사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닌, 같은 그룹 소속인 현대차의 편에 서서 카드사 협상력에 힘을 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현대카드가 수수료 적격비용 산정과정을 현대차에 공유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지만, 현대카드는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와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갈등이 대형 유통점으로 번졌다. 현대기아차에 이어 대형 유통 가맹점 역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대형 가맹점의 연이은 수수료 인하 압박은 카드사가 현대차와 수수료 협상에서 완패한 이후부터 줄곧 예상된 그림이다. 일부 카드사가 현대차와 가맹점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가맹점 해지라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면서도 협상 의지를 놓지 않았던 것은 이 같은 도미노식 가맹점 수수료 인하 요구를 막기 위함이었다.

카드업계 내에서는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사실상 현대차에 무릎을 꿇은 이후 대형 가맹점과의 협상에서 카드 수수료 인상 요구의 힘을 잃어버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비난의 화살은 돌고 돌아 현대카드에 꽂혔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그룹 소속인 만큼 이번 협상 과정에서 수수료 인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자동차 공시 결과에 따르면 2017년도 기준 현대자동차그룹의 부문별 매출 비중은 차량 부문이 약 77%, 금융부문이 약 16%, 기타부문이 약 7% 등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금융부문에는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이 포함된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이끌고 있는 정태영 부회장은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둘째사위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정태영 부회장의 처남이다.

이런 특수 관계 때문에 협상 내내 계속됐던 현대차의 강경한 모습 뒤에는 현대카드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악의 경우 현대차가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와 가맹 계약 해지를 했더라도 같은 현대차그룹인 현대카드가 남아 있기 때문에 ‘갑’의 입장에서 협상에 임할 수 있었다는 의견이다. 이 같은 주장에는 대형 가맹점과의 수수료 협상이 카드업계 전반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닌, 개별 계약이라는 점이 영향을 줬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가 카드사 측에 제시했던 1.89%라는 수수료율 산정 과정에도 미심쩍은 부분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현대카드는 이 같은 일각의 주장에 "사실 무근"이라며 완강한 입장이다. 카드사와 현대차와의 수수료 협상 결과는 누군가의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자동차 업계’라는 업계의 특성에서 나온 결과라는 설명이다. 카드 사용 횟수가 많은 유통 및 통신업종과는 달리 자동차 업계는 가맹 카드사의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다. 자동차 시장의 구조상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현대차를 대신할 만한 대체재가 많지 않다는 점 역시 현대차의 협상력에 힘을 실었다. 수수료 산정 과정에 현대카드가 기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선을 그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 산정은 카드사마다 조달 비용 및 마케팅 구조, 실적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현대카드가 개입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다"라고 답했다.

카드업계 내에서도 현대카드를 향한 따가운 눈초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계 카드사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그룹사에 속해있는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결국 카드사 자체의 수익도 중요하지만,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연결 지어 복잡한 셈법을 해야 한다"며 "같은 논리라면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 등 유통업계와 관련이 있는 롯데카드, 통신사 KT와 관련이 있는 비씨카드 등도 가맹점 협상 과정에서 같은 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드 가맹점과 관련한 갈등의 화살은 카드사 내부 문제로 가져오기보다는 근본적 문제인 금융당국으로 향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했을 때, 대기업 가맹점과 수수료 산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면 지금과 같은 갈등 상황으로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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