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숍인숍부터 복합문화공간까지…카페의 무한변신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24 09:46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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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북카페, 스터디카페, 갤러리카페, 공방카페, 애견카페, 키즈카페, 편의점카페, 빨래방카페, 가든(garden)카페에 이르기까지 카페의 무한변신이 이뤄지고 있다. 서점과 카페의 조합, 독서실과 카페의 조합, 화랑과 카페의 조합, 공방과 카페의 조합, 빨래방과 카페의 조합 및 꽃집과 카페의 조합에 이르기까지 카페와의 협업은 고객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어 최근에 활발하게 생겨나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는 온라인 만능시대가 되면서 오프라인 공간에 불어닥친 위기감을 극복하고자 시도되고 있는, 오프라인 공간 환골탈태의 하나의 사례이다. 실제로 미국의 최대 유통완구업체인 ‘토이저러스’가 파산하고 대형마트들이 줄줄이 폐점 쓰나미를 겪고 있는 상황을 접하면서, 온라인으로 고객을 빼앗긴 오프라인 매장들은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몰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정점에 ‘카멜레존’이 있다.

원래 카멜레온은 주변환경에 따라 자유자재로 피부색을 변경하는 동물이다. 이러한 카멜레온처럼 시간에 따라 업종이 변화하거나, 한 공간에 다양한 업종이 공존하기도 하는 트렌드를 카멜레존이라고 한다. 즉 특정공간이 협업, 체험, 재생, 개방, 공유 등을 통해 본래 가지고 있던 하나의 고유한 기능을 넘어 새로운 정체성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이 중 카멜레존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콜라보레이션(협업), 체험공간, 온라인과의 공존 공간 등을 들 수 있으며 카페의 무한 변신은 콜라보레이션의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오프라인 공간의 변화를 숍인숍 또는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한다. 숍인숍이란 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새로운 매장형태이다. 예를 들어 패스트푸드점 안에 사진스티커 자판기점을 설치하거나 패션 의류점에 액세서리 매장을 설치하는 것 등이다. 매장 입장에서는 상호 시너지 효과를 통해 판매를 촉진하는 이점이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복합문화공간은 주로 서점, 갤러리, 라이프스타일 샵, 카페, F&B(Food & Beverage) 등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공간으로 작년 12월 을지로에서 오픈한 디스트릭트 C와 성수동의 성수연방이 대표적 사례이다.

요컨대 카멜레존이 되었든, 숍인숍이 되었든, 복합문화공간이 되었든 카페는 오프라인 공간의 변신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볼거리가 있고 체험거리가 있는 곳에 사람이 몰리고, 사람들은 모이면 커피나 차를 마신다.

온라인 전성시대라고 하지만 오프라인은 온라인이 하지 못하는 고유의 역할이 있다. 특히 소셜네크워크 서비스(SNS) 등 가상공간에 깊이 빠져있는 2030세대가 이제는 새로운 즐길거리를 찾아 화면 밖 세상에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사람들에게 온라인 못지 않게 오프라인이 주는 매력은 분명하다. 그러면 온라인이 주지 못하는 오프라인의 매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과연 어떤 것들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이나 유용성을 줄 수 있을까?

다시 카페의 무한변신으로 돌아가, 오프라인이 소비자들에게 줄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이나 유용성에 대한 큐를 얻도록 해보자. 해방촌에서 문을 연 빨래방카페는 겉보기엔 카페의 모습이지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십여 대의 세탁기가 있다. 빨래를 돌리고 건조시키는데 한 두시간은 족히 걸리는 만큼, 따분했던 시간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됐으니 일석이조이다.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웃들과 대화를 나누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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