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M&A 열기 후끈…'KB·하나·우리' 줄줄이 시동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3.24 10:38
-우리금융, 동양·ABL자산운용 인수 코앞…KB·하나금융 롯데 금융사 인수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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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KEB하나금융지주.(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올 들어 금융지주사들의 인수·합병(M&A)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전에서는 KB금융그룹이 롯데캐피탈, 하나금융그룹이 롯데카드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지난 1월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는 자산운용사를 시작으로 M&A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을 인수한 후 M&A 열기가 다소 식은 분위기였으나 올 들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동양자산운용과 ABL글로벌자산운용(옛 알리안츠자산운용) 인수를 코앞에 두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대신증권을 제치고 두 회사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가는 총 1700억원 규모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두 회사를 인수하게 된다면 지주사로 출범한 지 세 달 만에 M&A에 성공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출범 전부터 향후 M&A 대상으로 규모가 큰 보험사나 증권사보다는 규모가 작은 운용사나 부동산신탁사부터 먼저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우리금융이 계열사를 확대하는 것은 2014년 우리금융지주 해체 후 5년 만이다. 이번 인수가 확정되면 우리금융 계열사는 25개로 늘어난다. 우리금융은 현재 우리은행 등 자회사 6개와 우리카드 등 손자회사 16개, 우리카드 해외 자회사인 증손회사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출범 뒤에도 우리은행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비은행 계열사 확보를 위한 M&A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두 운용사 인수는 M&A에 시동을 건 것에 불과한 셈이다. 앞으로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 다양한 계열사 인수에 나서며 몸집 불리기에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재 부동산신탁에 관심이 높은 만큼 국제자산신탁 등 매물로 나온 부동산신탁사 인수 후보자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우리금융 뿐만 아니라 KB금융, 하나금융 또한 M&A에 시동을 걸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매물로 나왔던 롯데캐피탈 인수전에 참여하며 캐피탈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롯데그룹이 롯데캐피탈 매각을 중단하면서 현재 보류가 됐으나 다시 재개될 경우 KB금융의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롯데캐피탈은 업계 4위 캐피탈사다. KB금융이 인수하게 되면 KB캐피탈과 시너지를 발휘해 업계 2위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KB금융이 공공연하게 생명보험사 인수 필요성을 밝혀온 만큼 생보사 인수전에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재무적투자자(FI)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교보생명 인수설도 흘러나왔으나 교보생명이 지분 매각 가능성을 일축하며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KB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빼앗긴 만큼 새로운 수익원 확보가 절실하다. KB금융 관계자는 "M&A의 가장 큰 틀은 그룹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며 "그룹에서 또 한번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데 일조할 만한 좋은 매물이 나오게 되면 M&A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M&A에 잠잠하던 하나금융은 지난 1월 롯데카드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M&A시장에 본격 등판했다. 지난해 M&A에 대한 관심을 공식적으로 드러낸 후 실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카드 인수를 두고 한화그룹과의 경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는 하나금융 인수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고 있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하나카드와 시너지가 더해져 카드업계 중상위 규모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하나손해보험 상표권을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손보사 인수전에도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단 2017년 중단된 하나UBS자산운용 대주주 변경 승인심사가 재개되지 않고 있어 M&A의 본격적인 가시화는 늦어질 수 있다는 추측도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M&A는 필요할 경우 참여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은 이달초 부동산신탁사 예비인가를 받는 데 실패한 후 부동산신탁사 M&A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수익다변화를 강조하면서 특히 부동산신탁사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M&A가 필요하다"며 "좋은 매물이 나오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인수에 참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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