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에 운명 달린 '천수답' 한국 수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01 16:13

3월 8.2% 감소로 4개월 연속 줄어...가격 하락이 악영향

▲박태성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산업부에서 올해 3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구동본 기자] 우리나라 수출이 4개월 연속 내리막 길을 걸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물량은 늘었으나 가격이 떨어진 게 수출전선에 악영향을 미쳤다.

앞으로 당분간 중국 경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 경쟁력 약화나 물량 감소 조짐이 뚜렷하지 않아 다행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 수출 확대는 반도체 부문 수출 증가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월 수출이 7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2% 감소, 지난해 12월에 이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산업부는 3월 수출은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지속, 조업일 하루 감소,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는 단가 하락과 함께 반도체를 구매하는 글로벌 IT기업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면서 3월 수출이 16.6% 하락했다.

다만 작년 12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한 반도체 수출물량이 3월에는 1.8% 증가로 돌아섰다.

석유화학은 국제유가 상승에도 국내 대규모 정기보수와 미국의 공급물량 증가로 10.7% 감소했다.

산업부는 이달부터 기존 13대 주력품목 외에 신산업을 반영한 20대 주요 품목 수출 동향을 집계하고 있는데 20대 품목 중 선박(5.4%), 플라스틱제품(3.6%), 바이오헬스(13.0%), 이차전지(10.2%) 등 4개 품목을 제외하고 수출이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성장둔화와 세계 교역 하락 등의 영향으로 15.5% 감소했다.

중국은 작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한 비중이 26.8%로 가장 많은데 최근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도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석유제품 등의 부진으로 수출이 7.6% 감소했다.

미국은 자동차와 기계,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4.0% 증가하면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독립국가연합(CIS), 인도, 중남미 등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입은 418억9000달러로 전년 대비 6.7% 줄었다.

액화천연가스(LNG), 반도체 제조장비, 가솔린 승용차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국내기업의 설비투자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70.3% 줄었다.

무역수지는 52억2천만달러로 86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산업부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3월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둔화했다고 밝혔다.

수출은 작년 12월 -1.7%, 올해 1월 -6.2%, 2월 -11.4%, 3월 -8.2%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수출은 1월 19억2000만달러, 2월 20억8000만달러, 3월 20억9000만달러로 상승하는 추세다.

3월 수출 물량은 0.9% 감소했지만, 1분기 물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3월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양 날개인 반도체(-16.6%)와 대(對) 중국(-15.5%) 수출 부진이다.

반도체의 경우 수출 감소 원인이 경쟁력 약화보다는 단가 하락에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반도체의 가장 큰 고객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고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가격이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반도체는 지난해 3월 9.1달러를 찍은 D램(DDR4 8Gb) 가격이 올해 3월 5.1달러로 44.0% 하락했다.

3월 낸드(MLC 128Gb) 가격도 전년 대비 27.9% 줄었다.

가격이 큰 폭 하락해 수출액 감소를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IT기업들이 하반기에 서버 교체와 데이터센터 확충 등 투자를 재개하면 반도체 가격이 다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의 성장둔화와 세계 교역 하락 등의 영향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다.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일반기계, 석유제품 모두 수출이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약 20%, 중국이 약 25%를 차지하기 때문에 반도체와 중국이 살아나지 않으면 수출 회복이 힘들다.

반도체와 중국을 제외한 3월 수출은 전년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의 경우 올해 2월 우리나라 수출이 -20.7%를 기록했다

반도체의 경우 회복 속도가 지연될 수는 있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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