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슈피겐코리아는 사업 초기부터 아마존이라는 글로벌 온라인 플랫픔 물류체계를 활용해 다품종, 소랑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구축하며 모바일패션업체로 입지를 다져왔다.
올해는 미국과 유럽에 이어 아시아지역까지 시장을 확대하며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이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모바일기기 패션업체…아마존 물류시스템 활용으로 꾸준한 수익성 확보
슈피겐코리아는 지난 2009년 설립된 모바일 패션업체다. 모바일기기용 보호케이스와 액정필름 등의 제품을 아마존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초기부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진출한 것이 특징이다.
주력 제품은 스마트폰 케이스로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80%를 기록하고 있다. 제조사별 매출 비중은 애플이 48%로 가장 많으며 삼성과 화웨이가 각각 30%, 3%이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2018년 감사보고서) |
스마트폰 케이스 브랜드는 남성 고객 대상의 ‘슈피겐‘, 클래식 디자인의 ’라마농‘, 그리고 여성 고객 대상의 ’시릴‘을 보유하고 있다.
◇ 사업 초기부터 글로벌 온라인시장 공략…꾸준한 성장 ‘북미’, 돋보이는 성장 ‘유럽’
슈피겐코리아의 가장 큰 특징은 글로벌 온라인 시장을 공략했다는 것이다. 사업 초창기부터 아마존의 물류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특정 스마트폰에 편중되지 않으며 꾸준한 수익성을 이어나가고 있다.
아마존을 통한 슈피겐코리아의 주력 시장은 북미와 유럽이다. 지난 2014년 아이폰6용 케이스가 미국 아마존 온라인몰에서 베스트셀러 탑10 제품 가운데 9개를 차지하면서 본격적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구축됐다. 북미는 2014년 889억원에서 작년 1347억원으로 연평균 11% 성장했다. 이후 2016년 아마존이 유통하고 있는 유럽 5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유럽 매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16년 324억원에서 작년 784억원으로 연평균 56% 성장하고 있다.
▲슈피겐코리아 브랜드 ‘슈피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2018년 감사보고서) |
◇ 올해 아시아시장 본격화…중국은 징동닷컴 이어 ‘티몰’로 유통채널 확대
SK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슈피겐코리아는 올해 3분기까지 아마존을 통해 호주와 일본, 인도 등 본격적으로 아시아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유안타증권) |
중국은 작년 하반기 징둥닷컴을 통해 판매를 개시했고 올해 상반기 티몰 입점을 통해 유통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브링글리(Bringly)라는 현지 오픈몰을 통해 유통할 예정이다.
중국과 인도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으로 각각 30%,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현지 공략에 성공한다면 슈피겐코리아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전방산업 변동성에 둔감한 실적 안정성…"신규사업 통한 성장동력 확보도 필요해"
슈피겐코리아를 보는 또 하나의 투자 포인트는 실적안정성이다. 특히 스마트폰 교체주기 연장이 슈피겐코리아의 실적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스마트폰 출시로 인한 신규 액세서리 매출 비중보다는 다양한 기종에 걸쳐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스마트폰의 소비 주기와는 무관한 실적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료=SK증권) |
미래에셋대우는 슈피겐코리아의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3%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이라는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하면서 시장 우려와는 달리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사업을 통해 외형성장과 제품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슈피겐코리아는 모바일 패션제품 이상의 생활용품 중심의 제품과 브랜드를 지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 경쟁력은 있지만 유통망이 없어 성장이 더딘 기업을 대상으로 지분투자와 M&A 등을 단행하고, 아마존 유통망을 활용해 성장시키는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실제 슈피겐코리아는 지난해 한인 여성들이 설립한 유기농 생리대 업체인 ‘라엘’에 약 21억원을 투자해 아마존 유통과 물류를 담당하며 협업한 결과 관련 카테고리 내 1위 업체로 끌어올렸다.
◇ 생활용품 중심의 제품 확장 지향…지분 확보와 M&A 통해 영역 확대할 듯
키움증권은 슈피겐코리아에 대한 투자 관점을 휴대폰 부품업체가 아닌 소비재로 바꿔야 한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슈피겐코리아의 실적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또 미국의 휴대폰 케이스업체인 ‘오터박스(OtterBox)’, ‘스펙(Speck)’ 이 IT부품업체가 아닌 내구소비재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시각이다. 투자자들의 인식 전환이 이처럼 이뤄진다면 슈피겐코리아의 주가 재평가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