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글로벌 무역갈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리스크
독일 0.5%포인트 하향조정...車 생산 감소 직격탄
미국, 영국, 브라질 내리고 중국·일본은 0.1%포인트 상향
▲라가르드 총재(사진=AP/연합) |
"세계 경제의 민감한 순간(delicate moment)이다. 올해 전 세계 국가 가운데 70%가 성장둔화를 겪게 될 것이다."(기타 고피나트 / IMF 수석이코노미스트)
국제통화기금이 3개월 만에 세계 경제 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IMF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반면 중국은 0.1%포인트 소폭 상향 조정하고, 한국은 지난해 10월에 제시한 전망치와 같은 2.6%를 유지했다.
IMF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로 3.3%를 제시했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IMF는 지난해 7월까지 3.9% 전망치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0월 3.7%, 올해 1월 3.5%로 단계적으로 0.2%포인트씩 낮췄다.
다만 내년도 성장전망치는 기존의 3.6%를 유지했다.
IMF는 "세계 경제가 지난해 초까지 강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하반기에는 경제활동이 뚜렷하게 위축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촉발한 글로벌 무역갈등, 중국·유로존의 경기둔화,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권역별로 보면 개발도상국의 전망치는 4.7%에서 4.4%로, 선진국 역시 기존 2.1%에서 1.8%로 낮췄다. 두 곳 다 하향 조정되긴 했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 인도가 7.3% 성장하는데 힘입어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별로 보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경제 대국인 독일의 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했다. 미국은 기존보다 0.2%포인트 내린 2.3%를 제시했고, 독일은 기존 1.3%에서 0.8%로 무려 0.5%포인트 낮췄다. IMF는 "독일이 새 배출가스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감소한 요인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은 1.6%에서 1.3%로, 캐나다는 1.9%에서 1.5%로 각각 성장전망치를 내렸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논란에 휩싸인 영국의 성장전망치도 1.5%에서 1.2%로 0.3%포인트 하향조정됐다.
브라질은 기존 2.5%에서 2.1%로, 멕시코는 0.5%포인트(2.1→1.6%), 인도는 0.2%포인트(7.5→7.3%) 각각 성장전망치가 하향조정됐다.
반면 중국의 성장전망치는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시행하는 점을 반영해 기존 6.2%에서 0.1%포인트 높은 6.3%를 제시했다. 일본 역시 기존 0.9%에서 1.0%로 올렸다. 인도 성장률 전망치는 7.3%로 기존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지만 다른 국가보다 성장세는 확연히 눈에 띄었다.
한국에 대해선 지난해 10월에 제시한 전망치와 동일한 2.6%를 유지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 수석이코노미스트인 기타 고피나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의 민감한 순간(delicate moment)"이라면서도 과도한 비관론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기준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며 하반기부터는 주요 경제권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재정 부양 등으로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된다면 글로벌 경제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고피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회견에서 "미·중 무역의 불확실성이 항구적으로 해결된다면 글로벌 성장세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