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민원 단 한건도 수용안해 ‘미운털’
하반기엔 삼성생명 검사 가능성
▲한화생명. |
금융감독원의 첫 번째 종합검사 타깃으로 한화생명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삼성생명이 1순위로 꼽혔지만 즉시연금 사건과 관련한 보복성 검사라는 논란을 빚을 수 있어 이와 같이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 역시 즉시연금과 관련해 당국과 갈등을 빚어왔고, 종합검사 지표 자체가 대형사를 겨냥하고 있기에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한화생명을 상대로 종합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각 금융 업권별 종합검사 일정을 확정하고 이번주 후반께 대상 금융사에 사전 통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당초 삼성생명을 종합검사 대상 1순위로 삼았지만 한화생명을 상반기에 먼저 검사한 뒤 하반기에 삼성생명에 대한 종합검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보복성 검사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을 1순위로 검사할 경우 즉시연금 문제로 갈등을 빚은 것과 관련해 보복성 검사를 한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분위기다. 세간의 우려를 알고 있는 금감원이 삼성생명을 먼저 검사할 리는 없기에 삼성생명에 이어 생명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을 먼저 검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과 마찬가지로 즉시연금 미지급건과 관련해 금감원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삼성생명은 분쟁조정 결과를 수용하고 법률적 근거가 없는 일괄 지급 권고만 거부했지만 오히려 한화생명은 한 건의 민원도 수용하지 않았다. 한화생명이 불명확한 약관을 이유로 덜 지급한 즉시연금은 850억원(2만5000건)이다.
또한 한화생명은 즉시연금 미지급금을 지급하라며 민원을 제기한 가입자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진행 중이다. 금감원이 종합검사 세부 시행 방안을 발표하면서 소송 중인 즉시연금 문제에 대해서는 준법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한 발 물러섰지만 그 이외의 즉시연금에 대해서는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종합검사 평가지표에서도 한화생명은 유력한 종합검사 대상이다. 금감원은 종합검사 평가지표에서 시장영향력, 민원 등을 강조했다. 보험업권의 경우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건전성, 시장영향력 순으로 가중치를 각각 30%, 30%, 20%, 20%를 두기로 했다. 이는 타 금융권에 비해 건전성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고 시장 영향력은 높다.
이에 따르면 대형사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영향력 항목에는 자산규모와 민원건수, 보험금 부지급률, 계열사 거래비중 등이 주요 평가 지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종합검사 평가 지표 중 자산규모 외에도 민원과 관련해 금감원이 민원율이 아닌 민원건수를 평가 지표로 삼고 있다는 것은 대형사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총자산 규모 115조원으로 삼성생명(290조원)에 이어 생보업계 2위사다. 민원건수 역시 지난해 3994건으로 전년 대비 1.3% 늘며 삼성생명(8346건)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건전성 지표에 해당하는 지급여력(RBC) 비율도 ‘빅3’ 생보사 중 가장 취약하다. 작년 말 한화생명의 RBC 비율은 212.2%였다. 이는 삼성생명(314.3%), 교보생명(311.8%)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한편 한화생명 관계자는 "아직까지 금감원으로부터 종합검사와 관련해 통보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