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글로벌 경기 둔화세...한국도 '위태'
정부, 7조원 미만 추경 사업성 검토
경기 하방리스크 방어
文정부 들어 추경편성 세번째...경제활력제고 속도낼 듯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의 모습. (사진=연합)


"지금은 세계 경제의 가장 민감한 순간이다. 세계 경제의 70%가 경기하강 국면에 놓여있다."(11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설 연휴 요인을 배제한 1∼2월 평균 동향을 보더라도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하다."(12일 기획재정부 최근 경제동향 4월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의 먹구름도 더욱 짙어지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미세먼지, 경기, 일자리 등 이른바 3대 난제를 돌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국내외 전문가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한 목소리

국내외 전문가들은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해 한 목소리로 경고음을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무역갈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중국·유로존의 경기둔화, 공공·민간 부문 부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으로 세계 경제가 그야말로 가장 '민감한 순간'에 놓였다는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을 3개월 전 3.5%에서 이날 3.3%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IMF·WB 춘계회의'에서 "지금은 세계 경제의 가장 민감한 순간이다"며 "1년 전 회의 당시에는 세계 경제의 75%가 동시적인 경기 상승세에 있었다면, 지금은 세계 경제의 70%가 경기하강 국면에 놓여있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도 "현재의 글로벌 성장둔화가 극심한 빈곤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 한국 경제도 '위태위태'...고용지표만 반짝

(사진=연합)


한국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고,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기존 2.3%에서 2.1%로 확 낮췄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10월 2.7%에서 최근 2.5%로 낮췄다. 

더 나아가 기획재정부는 이달 12일 공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월호에서 2016년 2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부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1~2월 평균 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모두 부진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발언은 불과 한 달 전 생산, 투자, 소비 등 산업 활동지표가 증가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을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실제 2월 생산의 경우 광공업(-2.6%), 서비스업(-1.1%), 건설업(-4.6%)이 모두 감소하면서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2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역시 전월과 비교해 각각 -0.1%, 1.9% 감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용지표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이다. 3월 취업자 수는 2680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만명 증가하며 2월(26만3000명)에 비해 두 달 연속 20만명대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의 허리인 40대 고용률이 14개월 연속 하락하기는 했지만, 홍 부총리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고 잠시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 홍남기 부총리, '추경' 카드...경기 리스크 대응한다

그럼에도 홍 부총리가 추경 편성에 속도를 내는 것은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IMF가 앞서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제시한 전망치와 동일한 2.6%로 유지한 것은 추경 등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의 의지를 적극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IMF 연례협의 한국 미션단은 지난달 한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2.6~2.7%를 달성하려면 약 9조원 수준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달 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추경 10조원이면 국내총생산(GDP)의 0.5% 수준인데 그쯤 되면 어느 정도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 부총리는 추경안을 편성하기 위해 현재 면밀하게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세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당선되자마자 후보 시절 공약한 일자리 81만개를 창출하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재난 수준의 청년고용위기를 막고 구조조정으로 인한 위기 지역을 돕기 위해 3조8000억원 규모 추경을 짰다. 

이르면 이달 말 국회에 제출되는 추경안은 7조원 미만으로 편성된다. 1조원 규모의 미세먼지 대책을 위한 예산을 중심으로 수출, 투자 등 한국 경제의 활력을 제고하고 경기하방 리스크를 방어하는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추경 펀성으로 일자리, 산업위기 지역의 활력을 제고하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정책을 지원할 방침이다. 여기에 지난주 강원도 일대에 발생한 대규모 산불과 관련해 산불 헬기 구매 등 산불대응 시스템을 강화하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 역시 추경을 지체하지 말라고 지시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홍 부총리로부터 강원도 산불 피해 지원과 미세먼지 저감 대책, 민생경제 긴급 지원 등을 위한 추경안을 보고받고 "시급히 예산이 필요한 곳에 정부 지원이 지체되지 않도록 하라"며 "미세먼지가 대량 발생하면 긴급히 대응해도 별 효과가 없으므로 사전에 시행할 저감 조치 방안을 추경 등을 통해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추경 뿐만 아니라 경제활력 제고, 민생개선 등 주요 정책과제들을 추진하는데 있어서도 한층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최근 국내외 유가동향, 서민들 유류비 부담 등을 반영해 유류세 인하를 오는 8월 31일까지로 4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6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6개월간 시행중인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하는 유류세 15% 인하 조처는 다음달 7일부터 오는 8월 31일까지 7%로 축소된다. 이후 9월 1일부터는 원래대로 환원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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