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장기인보험 시장점유율 2위’ 빛바랬다...불완전판매계약 해지율 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18 16:52

GA 수수료 높여 공격적 경영
보험금 불만족도·보험급 지급지연율 등 부작용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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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리츠화재)


[에너지경제신문=허재영 기자]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매출 규모 2위에 올라서는 등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면에는 각종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손해보험사 중에서 불완전판매계약 해지율이 가장 높았고, 보험금 불만족도와 보험금 지급지연율에서도 최상위권에 올랐다. 시장점유율이 급상승한 만큼 고객의 불만 역시 고조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시장점유율은 2016년 16.2%에서 지난해 말 21.9%로 5%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는 1226억원으로 1위 삼성화재(1348억원)을 턱 밑까지 따라잡았다. 이로 인해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의 뒤를 이어 손보업계 2위를 기록했다. 기존에는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2위권 자리를 지켜왔다.

메리츠화재는 꾸준히 장기인보험 강화 정책을 펼쳐왔다. 이를 위해 GA(독립대리점)와 협업을 강화했다. GA는 모든 보험사의 상품을 팔 수 있기 때문에 각 사가 GA에 제공하는 수수료 등에 따라 보험 판매실적이 좌우된다. 메리츠화재는 상품판매에 따른 시책 수수료를 올려 보험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도록 한 것이다. 올 1분기 GA 채널에서 거둬들인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는 397억5000만원으로, 삼성화재와의 차이는 불과 13억3000만원 수준이다.

이처럼 공격적인 영업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렸던 메리츠화재의 성공 뒤에는 지난해 주요 손보사 중 불완전판매 계약해지율 1위와 보험금 불만족도, 보험급 지급지연율 최상위권이라는 부작용도 함께했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불완전판매 계약해지율은 0.10%를 기록했다. 주요 손보사인 한화손해보험 0.05%, 삼성화재 0.08%, 현대해상 0.06%, DB손보 0.07%보다 높은 수치다. 손보업계 평균 불완전판매 계약해지율은 0.8%였다. 세부적으로 장기인보험의 주요 담보인 상해·질병보험의 불완전판매 계약해지율은 각각 0.10%, 0.13%를 기록했다. 업계 평균은 각각 0.9%, 0.12%였다.

메리츠화재의 불완전판매 계약해지율이 높은 것은 시장점유율을 늘리는데 공헌한 GA 수수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메리츠화재는 GA 판매 수수료를 과도하게 산정해 보험업계의 출혈경쟁을 불러일으켰다는 이유로 지난해 금감원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설계사가 수수료를 목적으로 무리하게 특정상품을 대상으로 계약을 맺게 되면 향후 해지 가능성도 높다.

이 밖에도 메리츠화재는 보험금 불만족도와 보험금부지급률에서도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의 보험금 불만족도는 0.24%로 에이스손해보험(0.25%)에 이어 가장 높았다. 업계 평균은 0.15%였고, 주요 손보사들은 삼성화재(0.12%), 현대해상(0.14%), DB손보(0.19%)보다 높았다. 보험금부지급률도 1.61%로 업계 평균인 1.54%를 웃돌았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불완전판매 계약해지율과 보험금 지급 관련 지표들은 시기마다 달라지는 경향이 있어 특정 시기엔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단기간에 급격히 성장하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이라는 분석이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만큼 향후 고객들의 불만 역시 더욱 고조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장기인보험 시장이 손보사들의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수익성과 직결되기에 메리츠화재가 이에 집중한 것이다"라며 "단기간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계약해지율 상승 등의 부작용들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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