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고르기 들어간 SK㈜, 신에너지-소재 등 4대 신성장 사업 ‘정조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18 16:58

증권사 애널리스트 20여명 초청, 중장기 포트폴리오 전략 공유
2025년 CMO 기업가치 10조원, 글로벌 탑 종합소재사 육성 목표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SK그룹 지주사인 SK㈜가 신성장 포트폴리오인 제약·의약품위탁생산(CMO), 소재, 차세대 에너지 등 4대 신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천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SK㈜의 주가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자회사 악재로 인해 횡보하고 있지만, 신성장 사업에 대한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는 전일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20여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갖고 SK그룹의 중장기 포트폴리오 전략을 설명했다.

▲(자료=SK)


우선 제약사업에서는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를 2020년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하고, 파이프라인을 확장해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Gilead)의 성장모델을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미국 식품의약청(FDA) 허가를 앞두고 있는 세노바메이트는 발굴, 임상시험, 허가 신청까지 모두 SK바이오팜에서 진행해 내부에서도 기대가 크다. SK그룹은 중장기적으로 중추신경계(CNS) 분야의 연구개발(R&D) 역량과 세노바메이트의 수익을 바탕으로 연구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글로벌 종합제약사(FIPCO)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CMO 사업은 지난해 3분기 미국 의약품 생산업체 앰팩(AMPAC) 인수 이후 제품,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만큼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SK㈜는 CMO 사업 내 상업 제품 포트폴리오를 2017년 38개에서 올해 169개로 4배 이상 늘리고 장기계약 비중도 2017년 37%에서 올해 63%로 늘려 수익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고객 수는 신생제약사 55곳, 대형제약사 43곳 등 98곳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에 유리한 파이낸싱 환경 아래 신생제약사들이 고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CMO 사업 역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FDA 승인 신약 가운데 신생제약사 비중은 2016년 50%에서 2018년 78%로 급증했다. SK㈜ 측은 "신생제약사는 자체 생산시설이 없어 모두 CMO의 잠재 고객군이 될 수 있다"며 "기존 합성 CMO 시장의 안정적인 성장 외에도 바이오 CMO 영역에서 신규 성장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SK㈜는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2025년 CMO 영역에서 기업가치 10조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자료=SK)


SK머티리얼즈와 SK실트론 등 글로벌 반도체 소재의 제품 포트폴리오도 꾸준히 확대한다. SK㈜는 소재사업에서 차세대 기술 및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매출액을 2015년 4000억원에서 2023년 6조원으로 늘리고, 국내외 고객사에 최고의 소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글로벌 톱 종합소재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SK E&S의 LNG 사업의 경우 2025년 매출액 14조원, 세전이익 1조8000억원, 사업가치 2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는 자체 보유한 사업 운영 역량과 북미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형 G&P(천연가스 채집 및 가공) 업체를 인수하고, 초기에 투자한 회사들도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방침이다. SK는 2017년 10월 미국 셰일가스 프로세싱 서비스 업체인 유레카를 시작으로 지난해 5월 브라조스, 지난달 블루레이서 미드스트림 등 3건의 G&P 투자를 단행했다. 2022년에는 유레카를, 2023년에는 브라조스의 투자금을 회수한 후 이를 다시 재투자해 투자의 선순환을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모빌리티, 물류 인프라, 패션 등 미래 성장 후보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단행한다. SK㈜ 측은 "시장과의 활발한 소통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애널리스트와 미래 사업 방향성 등을 공유했다"며 "포트폴리오 전 과정을 혁신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투자형 지주회사로 거듭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최근 SK㈜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SK㈜는 올해 1월 2일 25만2000원에서 2월 15일 28만원까지 올랐지만, 최근 들어서는 27만원 중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에도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자회사의 1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SK㈜에 안좋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 손실로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며 "SK텔레콤은 5G 요금제 출시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이들 자회사의 실적이 실제 SK㈜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나유라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