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적인 3차 에기본 무효" 공청회 질의응답 안받고 마무리, 후폭풍 거셀듯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4.19 14:50
-최연혜, 이언주 의원 "입법, 국민투표 등 무시하고 대통령 공약이라고 강행하는 처사"

-원자력 정책연대, 기자회견 열고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3차 에너지기본계획 취소소송 할 것"

▲19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가 종료된 직후 원전 지역 주민, 원자력 관련 단체,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과, 무소속 이언주 의원 등이 "위법적인 3차 에기본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사진=에너지경제]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정부가 에너지전환 정책을 지속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대폭 늘리고 석탄화력, 원자력발전은 축소하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으나 공청회 당일부터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1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개최한 공청회에서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5%까지 늘리고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 발전은 대폭축소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종료 직후 원전 지역 주민, 원자력 관련 단체, 일부 국회의원들은 정부가 법적 근거 없이 무리하게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이날 정부의 발표와 전문가 패널토론이 종료된 후 질의응답에서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 무소속 이언주 의원은 질의응답을 받지 않고 빨리 자리를 마무리 하는 것을 두고 ‘이게 무슨 공청회냐’고 비판했다.

최연혜 의원은 "공청회라면서 국회의원에게 발언권을 준다고 해놓고 후다닥 도망가는 행태에 대해 한탄스럽다"면서 "한전과 한수원이 다 적자로 돌아섰고 조만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 하다. 또 미세먼지 해결엔 원전이 가장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데 가스와 태양광으로만 대처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가스발전은 100% 해외에서 수입을 해야하는데 이는 우리나라 에너지안보를 완전히 무너트려 자원 보유국들의 볼모로 만드는 자살행위"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또 "올해 초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재개를 요청하는 3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했고, 강기정 정무수석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반드시 대안을 찾아 국회에서 설명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청화대는 답변을 두 달이나 미루다가 지난달 21일 ‘산업부와 얘기하라. 충분히 답변들을 것’이라는 무성의한 답변이 전부였다"고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 또 "정부는 탈원전이 60년 동안 장기적으로 진행돼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이게 가장 큰 거짓말"이라며 "당장 신한울 건설 취소로 원전 기자재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처해있고, 울진 주민들도 생계가 막막한 상황인데 어떻게 60년이 가나"라며 "대통령이 공직자, 수많은 교수들,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거짓말 시키고 있다"며 일방통행식 정책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언주 의원은 "공청회라면서 참석자들의 의견과 질의는 받지않고 서둘러 마이크와 불까지 끄고 뭐가 그렇게 겁나는지 모르겠다"며 "이 정권이 에너지 정책을 비롯해 헌법을 난도질 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공약 실행을 위해 이미 지난 2차 에기본에 따라 진행되던 원전 건설 계획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국민들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멀쩡한 산업을 무너트려 국민들의 생존권과 사유재산권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독일을 비롯한 다른 나라의 경우 탈원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회입법과 국민투표를 통해 진행됐다"며 "그런데 정부는 입법이 아닌 한수원의 이사회,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날치기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원전을 하자는 의견도 존중한다"면서 "그렇다고 헌법을 위반하면서 추진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19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공청회’가 종료된 직후 원전 지역 주민, 원자력 관련 단체,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과, 무소속 이언주 의원 등이 "위법적인 3차 에기본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사진=에너지경제]


이어 원자력정책연대, 사실과 과학, 행동하는 자유시민,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범국민 서명 운동본부는 ‘탈핵마피아 주체로 졸속 추진하는 제3차 에기본을 반대한다’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울진 지역주민들은 ‘신한울 건설재개’라는 피켓을 들고 건설재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원자력정책연대 강창호 위원장은 "산업부 서기관에게 종료 이후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양해를 받았는데 토론이 끝나자 마자 단상을 치우고 불까지 꺼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을 기만하는 법적 근거도 없는 정부계획으로 탈원전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는 우리 국민과 미래세대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며, 산업부 공무원들은 부역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6차 변론을 진행중이며 사법부 역시 확정적인 판결을 내리지 못하고 있고 산업부는 계속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또 "최근에는 원전해체기술을 500조가 넘는 블루오션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며 "상식적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드는 기술과 재화가 가치있지 폐차하는 데 드는 기술력과 재화가 경제성이 있습니까?"라고 꼬집었다. 또 "이렇게 국민을 속이는 행동 더 이상 두고보지 않겠다"며 "정책연대는 취소소송과 헌법소원으로 법적대응을 할 것이다. 이와 관계된 공무원들도 정권교체되면 낱낱이 드러나고 국민 앞에 창피스러운 모습이 될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과 미래세대를 위해 함께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산업부는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35%로 대폭 늘리고, 석탄 발전은 대폭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하 ‘에기본’)’을 공개했다. 원자력은 단계적 감축, 액화천연가스(LNG)발전 비중은 늘리기로 했다. 제3차 에기본계획은 산업부가 공청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반영해 국회보고하고, 에너지위원회·녹색성장위원회·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재생에너지 비중만 수치를 발표했을 뿐, 석탄, 원전, 가스 등 나머지 에너지원별 비중 목표치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 달성과 석탄 발전 감축의 구체적인 방법과 수단은 연말 발표예정인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다루게 된다.

전지성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