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민생법안 산적...여야간 난타전만 계속
한국당 20일 광화문서 대규모 장외집회...민주당 내년총선 주력
국민들,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 외치는데...정치권은 무심

(사진=연합)


"문재인 대통령의 무능과 오만, 문재인 세력 그들만의 국정 독점, 그 가시꽃들의 향연을 뿌리 뽑겠다. 오직 국민의 명령에 따라 국민만을 바라보며 끝까지 싸우겠다."(2019년 4월 19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페이스북)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계속해서 재집권할 수 있는 기반이 확고해지고 승리를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2019년 4월 17일 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 총회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여야가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등을 놓고 극한으로 대립하면서 4월 국회도 빈손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개정 등 시급하게 처리해야할 민생 법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가운데 여당과 야당 모두 제 밥그릇 지키기에만 혈안이 되면서 의미없는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 유치원 3법,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법안 등 산적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민생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각종 법안들이 산적해 있다.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편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할 법안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출국길에 환송 나온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과 탄력근로제 개선 관련 법안을 꼭 국회에서 통과시켜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만일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여야정 협의체를 가동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여기에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데이터경제 활성화 3법, 택시·카풀 합의에 따른 택시업계 지원법 등 국가의 혁신 및 투자 활성화 관련 법안도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고교 무상교육 지원법, 유치원 3법,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법안, 공정거래법, 체육계 성폭력 근절법 등도 처리가 시급하다.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공직선거법 개정안 논의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공직선거법·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처리를 추인하려고 했지만,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그런 제안 한 적 없다"고 밝히면서 다음으로 미뤘다.


◇ "아이고 의미없다" 4월 국회도 가시밭길...여야 난타전 계속

이렇듯 국회가 처리할 법안들이 산적한 가운데 이미선 헌법재판관,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 고위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인사 잡음이 불거진데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도 부동산 투기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4월 국회 역시 파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서 일부 비쟁점 법안만 처리한데 이어 4월 국회 역시 정국 경색 속에 좀처럼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1월과 2월 역시 본회의 한 번 열지 못했다.

최근 한국당의 분노가 극에 달한 사건은 이미선 헌법재판관 임명 건이다. 이 재판관은 지난 10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부합산 35억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헌법재판관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 논란은 미공개 정보 이용 등으로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한국당은 이 재판관을 임명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우즈베키스탄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이 전자결재를 통해 두 헌법재판관을 임명했다. 결국 한국당은 이 재판관의 임명 강행에 대해 "정부, 여당이 인사 원칙을 무시한 것을 넘어서 국민과 국회를 무시했다"며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자리에 대선 캠프 출신 인사를 임명한 것도 모자라 '코드 재판관'으로 헌법재판소까지 장악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뜻을 받드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 말,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라는 그 말 모두가 거짓말이었다"며 "오직 국민의 명령에 따라 국민만을 바라보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재판관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한국당이 정치 공세에만 혈안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홍원표 원내대표는 전일 "한국당은 민생 외면, 정쟁 올인의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며 "당장 국회로 복귀해 4월 국회 일정 합의에 응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재판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무시당한 것은 자유한국당 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청와대는 국민들과 어떠한 소통도 하지 않은 채 이 재판관 임명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였다. 

이렇듯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은 가운데 민주당은 벌써부터 2020년 4월 15일 총선 준비를 위한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 총회에서 "내년 총선까지만 승리하면 충분히 재집권할 수 있다"며 "240석 승리를 목표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현역 의원이 출마하는 경우 전원 당내 경선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공천 기준을 잠정 결정했다. 민주당은 이달 중 특별당규 형식으로 내년 총선 공천에 적용할 기준을 만들고, 전 당원 투표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 한국당, 광화문서 대규모 장외집회...민심은 '글쎄'

결국 자유한국당은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문재인 정권의 국정 운영을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당은 집회에서 이 후보자 임명 강행을 규탄하고, 인사 추천 및 검증 책임자인 청와대 조국 민정 수석 등의 경질도 요구할 방침이다.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탈원전 정책 등 경제, 사회 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야가 시도때도 없이 민생 법안들은 무시한 채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되면서 민심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성인남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른 48%, 부정평가는 3%포인트 내린 42%로 각각 집계됐다.

특히 응답자들은 부정평가 이유로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34%), '북한 관계 치중·친북 성향'(16%), '인사 문제'(7%) 등을 꼽았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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